신사업모델 조기 발굴·주주 중심 경영 약속
올해 상정 안건 모두 '90%' 이상 동의 통과
주요 경영진 사업방향 공유 등 소통 강화해
경계현 사장 "효율적투자, 체질개선하겠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의 제55회 정기주주총회가 오늘(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의장믈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인사말로 시작된 정기 주총은 안건 심의 및 표결, 경영현황 설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주주환원 정책’ 적극적 실천 다짐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이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주주 편의를 위해선 현장에 오지 않더라도 사전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의장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 지속과 반도체산업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기술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일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2023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914억달러로 글로벌 톱5의 위상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사업 전망과 관련해선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기준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안건 심의 전 삼성전자는 주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대표적으로 실적 부진 탈피를 위한 올해 사업 전략, 주가 부양책, 인수합병(M&A)과 관련된 질문 등이 쏟아졌다. 

올해 정기 주총 핵심 안건으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의 감사위원 선임,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 응용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 상정됐다.

사측이 상정한 1~6호 안건 모두는 참석 주주들로부터 90%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올해 정기 주총에선 삼성전자가 상정한 안건이 모두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표결을 마친 이후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주주와의 대화'시간을 갖고 올해 사업전략 등을 공유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올해 정기 주총에선 삼성전자가 상정한 안건이 모두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표결을 마친 이후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주주와의 대화'시간을 갖고 올해 사업전략 등을 공유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경영진 '총출동', 중점 사업전략 등 소개

안건 표결 이후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경영현황 및 올해 사업전략을 주주들에게 공유하는 ‘주주와의 대화’ 시간도 별도로 가졌다.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은 이 자리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 현황, 전략 등 다양한 질문에 적극 답변하며, 주주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했다. 먼저 한 부회장이 DX사업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초연결 AI시대에 맞춘 개인정보 보호 강화와 친환경 전략을 바탕으로 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하는 한편 미래사업 영역을 찾아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DS부문에선 경계현 사장이 사업전략을 발표했고 반도체사업 전망에 대해 본격적인 시장 회복세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 사장은 강건한 사업 체제 구축, 판매 전제품의 경쟁력 우위 확보 등의 목표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부문에서도 업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2030년까지 기흥 연구개발(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경 사장은 이와 관련 “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 및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안에 반도체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한편 올해 주총에서는 주주들이 사측이 펼치는 대표 사회공헌 및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됐다. 

실제 주총장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제조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의 제품 전시 및 판매를 위한 '상생마켓'도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외 삼성전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운영 중인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 7개사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 청년들의 SW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자립준비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등 삼성전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 등도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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