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LED 패널에 강점… 충분히 반등 여지 있어

LG디스플레이가 사업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사업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시장 점유율에서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완패했다. LG디스플레이가 액정디스플레이(LCD) 철수에서 늦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에 서두르고 있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에 따르면 OLED시장 전망은 밝다. 정보기술(IT)용 OLED시장 매출은 올해 25억3400만달러(3조3800억원)에서 2029년 89억1300만달러(11조8900억원)로 연평균 28.6%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OLED 패널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다. OLED 시장점유율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37%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2~3위인 중국 BOE(15%)와 LG디스플레이(13%)의 점유율을 합친 수치보다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경쟁력을 앞세워 IT향 OLED 패널 분야를 이끌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엔 강점을 갖지만 중소형 패널에서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가른 주된 요인은 사업구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2020년 중국시장 철수 결정을 내렸다. 쑤저우 공장을 중국 CSOT에 매각해 OLED 패널에 투자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시장 위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LG디스플레이는 한발짝 늦은 행보를 보였다. LCD사업에서 제때 발을 빼지 못하며 지난 2년 동안 실적 악화와 재고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중국산 LCD가 경쟁력을 갖자 LG디스플레이는 큰 타격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1조3310억원, 영업손실 2조50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20.3%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를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OLED를 고도화하며 실적 정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OLED 매출 비중을 57%까지 끌어 올리며 13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분기 실적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7조원을 투입한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려고 시도 중인데, 중국 업체들의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OLED 생산시설 대부분이 6세대 전용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업체들까지 8.6세대 OLED 패널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강점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은 중소형 OLED 패널이지만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에 강하다. 

특히 80인치 이상 초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TV 등 대형 OLED 패널이 탑재되는 제품에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필수다. 

다만 대형 패널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억9500만대로 최근 10년 이래 가장 적다. TV 주문량이 감소하자 대형 패널시장 1위인 LG디스플레이도 타격을 입었다. 

LG디스플레이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TV 패널을 중심으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

옴디아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을 45만대로 추정했는데, 전년 대비 58.5% 증가한 수치다. 기술력이 있는 만큼 OLED 투자를 확대하고 LCD 공장을 정리한다면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IT향 OLED시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소형 OLED 투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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