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성장 거듭 LX그룹 핵심 계열사로 부각
작년 전방산업 위축 속 수익성 악화 지속돼
특정사업 의존도 탈피, 사업재편 가속 전망

그간 지속적인 외형 성장세를 보였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인 LX세미콘이 수익성 저하 등과 마주했다. 사진=LX세미콘 제공
그간 지속적인 외형 성장세를 보였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인 LX세미콘이 수익성 저하 등과 마주했다. 사진=LX세미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LX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인 LX세미콘이 매출 ‘2조클럽’에 입성한 이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모양새다. 사업 구조 상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높은 의존도가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해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최대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의 아이폰15 패녈 적용 수혜를 기대했으나, 양산이 지연된 탓에 LX세미콘의 DDI 출하량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DDI 매출은 그간 LX세미콘의 실적의 지탱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고객사들의 부진으로 연간 실적은 크게 흔들렸다. 이 기업은 매출 2조클럽 자리에서도 1년 만에 다시 내려왔고 현재는 실적 반등의 묘수를 찾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특정 고객사의 높은 의존도와 한정된 제품군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서 LX세미콘이 지속적인 외형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DDI 시장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 

결과적으로 DDI에 높은 의존도가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올해도 전방산업의 사정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으로 미래사업 발굴과 과감한 투자를 통한 반등의 기회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확대에 대한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이에 앞서 사업 다각화 시도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LX세미콘은 타이밍컨트롤러(T-CON),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DDI 외 다른 시스템 반도체도 설계·판매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현저히 낮다. 

최근 LX세미콘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디스플레이 위주의 사업 구조 탈피를 위해 전장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모양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이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추가 대응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LX세미콘은 과거 삼성전기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던 ‘삼성맨’ 이윤태 사장을 수장으로 앉히는 초강수를 뒀다. LX그룹 계열사의 외부 인사 수혈은 이례적으로 이는 실적 개선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이 아이폰 P-OLED 패널에 적용되는 DDI 공급을 독점해 시장 내 1위로 올라섰지만, 올해부터는 대만 노바텍이 애플향 DDI 공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점유율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DDI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신사업 추진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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