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패권전쟁 격화, 지속적인 투자 필요성 강조
"한국정부, 자유로운 투자 허락해 기술 업그레이드해야"

최근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논평을 통해 SK하이닉스를 언급하며, 대중 투자 확대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최근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논평을 통해 SK하이닉스를 언급하며, 대중 투자 확대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중국 관영매체가 SK하이닉스의 대중 투자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최근 첨단기술 접근을 차단하려는 미국에 맞서 한국 반도체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두 나라는 반도체 공급망을 쥔 양대 축으로 꼽힌다. 동시에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의 경우 SK하이닉스 입장으로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을 앞세워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제한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10년간 중국에서 생산능력을 5% 이상 확대할 수 없다. 이는 대중 반도체 공급망을 포위해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낸드플래시, 충칭에 패키징 공장을 각각 보유한 SK하이닉스는 이로 인해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중국 내 공장에서 D램의 40%, 낸드플래시의 30%가 생산되고 있는 상황에 미국이 수출된 반도체 장비를 비롯해 서비스와 부품 판매까지 통제할 경우 기업엔 악재가 될 수 있다.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5일 논평에서 이와 관련 “중국은 중요한 반도체 소비국이고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치면 생사가 걸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중국발전포럼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두고서는 “한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장비 중국 수출을 제한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뉴스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한국이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면 한국 기업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보호할 이성적인 선택을 하길 희망한다”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중국 투자를 계속하고 첨단 반도체를 더 개발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중 투자의 지속을 통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앞서 왕원타오 상무부장도 지난 22일 SK하이닉스가 계속해서 중국 투자를 늘리고 깊게 뿌리 내려 중국의 고품질 발전이 가져올 성장 기회를 공유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곽 사장은 “중국은 가장 중요한 생산 거점이자 판매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중국에 뿌리내려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해당 매체는 두 사람의 대화와 관련해선 “한국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기업에 더 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에 자유로운 투자를 허락하고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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