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합병 '청신호', 티웨이항공 유럽 노선 이관
예상 매출수혜액 4000억~5000억원, 여객기 임대
크로아티아 노선으로 유럽노선 운항경험 쌓을 계획
향후 안전 문제·가격 대비 서비스 품질 등 개선 필수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 합병 이후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 합병 이후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메가캐리어’ 탄생이 임박한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유럽 하늘길을 뚫고 노선 확대가 예상되지만 그 전에 필수적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전망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국가 중 필수 신고국인 미국만 남겨놓고 13개 국가와 합의에 성공했다.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기 까지 단 한걸음 남은 것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이 이번 합병 여부에 큰 관심을 갖는다. 티웨이항공은 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유럽 주요 노선을 이관받기로 했다. 올 6월 프랑스 파리, 8월 이탈리아 로마,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순으로 유럽행 노선 항공기를 띄운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운항 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향하는 신규 노선 항공권 스케줄을 오픈했다. 오는 5월16일부터 주 3회 일정으로 A330-300 항공기를 투입해 양국을 오갈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의 유럽 하늘길이 제대로 열리는 것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으로부터 운항 가능한 여객기도 임대받고, 운항 승무원은 파견 받을 계획이다. 유럽 노선 이관으로 티웨이항공이 누릴 수 있는 매출 특수는 연간 4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합병에 따라 많은 혜택을 받는다. 다만 유럽 노선 취항하기 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먼저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사고로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

티웨이항공이 운항하는 김해발 김포행 티웨이항공 TW962편은 지난해 12월 기체결함이 발견돼 결항됐다. 기내에 탑승하던 승객들은 활주로에서 한 시간 이상 대기하다가 결항 안내를 받았다. 당시 대체할 항공편도 못찾아 버스 4대를 투입했지만 일부 승객은 티켓 환불을 받을 수 없다는 잘못된 안내 등이 이어져 거세게 항의했다.

지난해 8월 베트남 나트랑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오려던 TW158편은 기체 이상으로 이륙이 지연됐다가 결항했다. 같은해 14일에는 베트남 다낭 공항에서 대구로 향하던 TW130편이 이륙 30분 만에 회항했다.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출발해 괌으로 가던 TW303편은 긴급 안전 점검을 위해 회항했다.

국내 LCC 가운데 안전 투자에 가장 소극적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 투자 공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안전 투자계획 규모는 1177억원이었다. 진에어 4774억원, 제주항공 4020억원, 에어부산 1910억원 등 국내 다른 LCC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다.

유럽노선은 대부분 장기간 비행이 진행돼 안전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티웨이항공이 유럽노선을 이어받고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안전투자가 이뤄져야 할 전망이다. 만약 안전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가격 대비 서비스 품질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 5월 운행되는 인천~자그레브 편도 티웨이항공의 항공권 가격은 90만원에서 100만원대로 형성됐다. 카타르 국영 항공사 카타르항공과 독일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도 비슷한 가격대다.

대형항공사(FSC)와 동일한 가격 선상에 있다는 것은 그만한 서비스가 포함돼야 한다. 아직 운항 전이어서 서비스 부문을 판단하는 것은 물론 이르다. 다만 가격 대비 품질이 좋지 않다면 고객은 당연히 대형항공사를 선택할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 신입·경력 직원을 수시 채용하고 훈련센터를 통해 철저하고 아낌없이 안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안전투자 규모도 재검토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의 우려를 이기고 또 다른 발판의 도약으로 삼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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