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 선도, 주주가치 제고, 도덕성 재무장 '3대 자기혁신' 발표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로 자본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삼성증권이 투자자보호기금을 만들고 임직원 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해 도덕적 해이가 문제된 직원들을 형사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구성훈(사진)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7일 우리사주 배당사고 사후조치 차원에서 '투자자 보호 선도' '주주가치 제고' '도덕성 재무장'을 3대 자기혁신 분야로 선정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 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3대 자기혁신은 유령주식 사태 이해관계자인 투자자(고객)와 주주, 임직원과 관련한 전 부문을 철저히 혁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우선 '투자자 보호 선도'를 위해 소액투자자를 위한 투자자보호기금 설립 및 기금 출연을 검토하기로 했다. 

투자자보호기금과 관련해서는 삼성증권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공익성 있는 기관을 찾아 운영을 위탁한 후 금융사고나 금융 관련 불공정거래 피해자 구제를 위한 무료법률지원 등에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또 핀테크 등을 중심으로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청년 혁신벤처 등에 투자와 자문제공 같은 다양한 지원을 진행해 나가는 한편, 금융투자자보호를 선도한다는 의미에서 다양한 고객권익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개선이 완료된 배당 관련 시스템 외에 사내 시스템과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재구축하고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객관적이고 정기적인 검증을 거치게 하는 등 사고예방을 위한 선제적 보호활동도 대폭 강화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구성훈 사장을 비롯한 임원 27명 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하게 되며 개별 임원별로 자율적으로 매입한 후 공시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ROE제고 방안 등 다양한 주주중시경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 '도덕성 재무장'을 위해 글로벌 수준의 윤리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임직원들의 평가제도도 이에 맞춰 혁신하는 한편, 윤리경영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이와 관련된 임직원 교육을 철저히 진행키로 했다.

임직원 자기매매에 대해서도 이미 실시한 임직원 온라인매매 금지 조치에 더해 의무보유기간과 사전승인 등을 담은 선진사 수준의 엄격한 제한제도를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더불어 이번 사고를 잊지 않고 자산화 하겠다는 의미로 홈페이지 내에 이번 사고의 경과와 회사의 조치, 교훈 등을 담은 역사관 메뉴를 만들어 상시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는 대국민 사과문에서 언급한 관련자 엄중문책 약속에 따라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해 도덕적 해이가 문제된 직원들을 형사고소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직원들에 대한 회사차원의 징계와 매매손실 관련 민사적 절차 등은 형사고소와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6일 오전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2018명)에 대해 현금배당(28억1000만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 삼성증권 주식(28억1000주)을 입고하는 사고를 냈다. 전날 종가(3만9800) 기준으로 하면 112조6985억원에 이른다. 

특히 일부 직원(16명)이 당일 착오 입고 주식 중 50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가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12% 가량 급락(3만9800원→3만5150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신설된 혁신사무국을 중심으로 이번에 발표한 3대 자기혁신방안과 관련된 다양한 실천과제들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으며, 도출된 과제들은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혁신자문단의 조언을 거쳐 즉시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구성훈 대표는 "이번 사고로 투자자뿐 아니라 수많은 일반 국민들께도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저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이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삼성증권의 변화와 혁신을 확실히 체감하실 수 있도록 새로운 DNA를 만들고 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뼈 속의 DNA까지 바꾼다는 각오로  어떠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혁신방안 하나하나를 충실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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