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김용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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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을 주요 가치로 여기는 양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면서 국내 금융시장 역시 지속가능한 자금조달이 중요한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금융권의 지속가능 경영을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우리금융 "ESG체제와 컨트롤타워 강화는 같은 길"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 차원의 ‘사회적 책임’ 공감대를 강화한다. 2019년 지주체제 컨트롤타워 역화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핵심 업무에도 ESG경영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조직개편 과정에서 이원덕 부사장(CSO) 산하 전략기획부에 지주사 ESG경영 총괄을 맡겼다. 박해철 부서장과 경영전략 담당자 6인으로 구성된 전략기획부에서는 기존 금융지원과 사회공헌에 한정돼있던 사업을 확대해간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주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여신‧투자 등 핵심 업무와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계열사들의 중장기 투자 및 운용 기반까지 지속가능경영을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유치 확대를 위한 노력과 궤를 같이 한다. 최근 연기금, 국부펀드 등 공공운용기관 및 일부 민간 투자자들이 ESG경영을 투자기업 판단기준의 하나로 여기면서다. 투자의식 제고를 위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지표 가입에도 시동을 건다. 우리금융은 UN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 책임은행원칙(UNEP FI)에 합류한데 이어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편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발간된 ‘2019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5대 사회공헌활동(CSR) 키워드는 ▲포용적 금융 ▲미래세대 육성 ▲취약계층 지원 ▲메세나(예술가 지원) 확산 ▲환경 보존이다. 지주체계 설립 유예기간이 지나 올해부터 ESG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만반의 준비에 나선 셈이다. 

 

한국판 뉴딜에 적용 가능한 환경경영시스템 확보

한국판 뉴딜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환경경영시스템은 이미 마련해 둔 상태다. 우리은행은 작년 2월 ESG채권 관리체계를 수립해 3대 지속가능채권인 그린본드‧소셜본드‧지속가능채권을 모두 발행할 수 있는 제반을 구축했다. 환경시스템의 국제기준인 ‘ISO14001’ 또한 인증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금융이 전(全) 계열사를 통해 발행한 ESG채권은 약 1조8000억원 규모다. 작년 11월 민간기업 최초로 미화 2억달러 규모의 소셜분야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우리카드의 경우 일정부분 금리절감 효과까지 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친환경 투자도 활발하다. 우리금융은 앞서 서남해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청송 노래산 풍력발전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녹색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작년 친환경 분야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2876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올해도 그룹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주축으로 2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관련 분야 생태계 육성을 위해 정책금융기관과 공공‧민간보증기관 및 지자체 연계 녹색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특화상품도 출시한다. 

내부적으로 탄소배출량 감축을 강화하는 등 생활 속 친환경도 실천하고 있다. 실제 작년 우리금융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2012년(10만1800tCO2eq)대비 약 21% 감소한 8만1240tCO2eq 수준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조와 함께 ‘우리 그린데이’(WOORI GREEN-DAY)도 이어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 본점 일회용 컵 반입을 제한하고 계열사 및 영업점에서는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이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11대를 추가로 구매해 총 16대의 업무용 전기차를 확보하기도 했다. 

 

일회성 지원 벗어난 혁신금융 투자 구조 구축

이에 지난 2018년 은행권 최초로 혁신금융에 직접 투자했던 선례를 배경으로 우수 중소기업의 스케일업(규모 확대) 지원을 강화에 나섰다. 올해 확보한 혁신기업 투자지원금만 200억원 규모로 혁신성장기업 20개사를 발굴해 신속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투자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그룹사 차원의 혁신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인 핀테크랩(lab) ‘디노랩’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금융‧IT(정보통신) 교육을 실시해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확보하면서다. 신생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금융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배가하고자 하는 차원이다. 또한 베트남 하노이에 ‘디노랩 베트남’을 마련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신남방 진출에서 시작해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제반을 마련했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은 “우리금융의 미션인 함께하는 든든한 금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 고객이 모두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한국형 뉴딜의 3대 핵심축인 그린뉴딜과 안전망 강화를 지속가능경영으로 뒷받침해 경쟁력 있는 사회모델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수준인 과점주주 지배구조라는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주주가치 경영을 추구할 수 있는 제반이 탄탄하다”며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독립성을 갖춰 견제와 균형을 통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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