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보증금을 떼먹는 나쁜 임대사업자가 곳곳에 숨어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이른바 ‘나쁜 임대사업자’가 서민들을 괴롭힌다. 이들은 당연히 돌려줘야할 전세보증금을 떼먹고 떳떳하게 사업을 한다. 보증금을 반환 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고통을 누가 대신 감당할지 의문이다.

현행 민간임대주택 관련 특별법에 따르면 임대사업자의 보증금 반환으로 발생하는 임차인 피해는 시군구청장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나쁜 임대사업자는 여전히 임대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대사업자 5명은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지 않았다. 이들이 떼먹은 전세보증금만 1155억원에 달했다.

심지어 임대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재산세 감면과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대상 제외 등 세제혜택도 지속적으로 받았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집을 구하지 못하거나 생활에 타격을 입은 임차인들의 고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했다.

조직적으로 임차인의 고통을 빼먹는 임대사업자도 있다. 소 의원이 1731억원 규모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사업자 6명의 주택(1360가구)을 분석한 결과 빌라 24가구에서 2명 이상이 동일한 빌라 내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나쁜 임대사업자 5명은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전체 28가구 중 25가구를 집중 매입했다. 특히 28가구 중 13가구는 477채(지난해 기준) 등록임대주택을 보유한 사업자가 매입했다. 그가 올 8월까지 돌려주지 않은 미반환 전세보증금은 576억6000만원이 넘었다.

임차인들의 행복을 빼앗는 임대사업자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반환 보증금 사례를 포함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을지, 금액은 얼마에 달할지 가늠도 안된다. 그저 내집마련을 위해 노력한 임차인들이 어떤 잘못으로 이런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이들을 보면 ‘보증금’이라는 의미가 무색하다. 당연히 돌려받아야 할 돈이 믿었던 사업자에게 돌아간다. 피땀 흘려 얻은 임차인들의 돈을 사업자가 가져가야할 이유는 없다. 정부의 무능함이 나쁜 임대사업자를 만들었다. 처벌이 약하고 규제방안이 없으니 이런 만행을 저지른다.

정부는 한명의 피해자라도 줄일 수 있도록 한시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일반적인 임대사업자를 제제하는 방안이 아니라 나쁜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또 미반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분명히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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