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원회의, 대한항공 합병 '조건부 승인' 가능성↑
통합시 중복 직항 적고 국내 고객 다수로 승인 절실

국내 항공사 ‘빅딜’ 성사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는 오는 9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결합 여부에 대해 조건부 승인으로 결정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내 항공사 ‘빅딜’ 성사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는 오는 9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결합 여부에 대해 조건부 승인으로 결정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결론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항공사 ‘빅딜’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공정위의 문턱을 넘더라도 해외 경쟁 당국 심사가 남아 최종 결합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르면 오는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전원회의는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공정위 내 최고 의사결정 절차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양사 기업결합 조건으로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인 ‘슬롯’ 일부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등을 내세우면서 ‘조건부 승인’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에게 발송했다.

공정위는 두 기업 계열사를 포함 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의 노선을 분석한 결과 10개 노선에서 100% 독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독점 문제 해소를 위한 시정 조치를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보고서를 받고 검토한 뒤 지난달 21일 의견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업계는 양측이 합병에 대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쳤고, 대한항공도 결정을 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전원회의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결합이 조건부로 승인될 가능성을 내다본다.

당국의 결합 심사 승인 가능성이 관측되지만 양사의 기업결합 최종 성사 과정에는 해외 당국 심사가 남았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7개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럽연합(EU)은 해외 기업결합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EU 경쟁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만큼 가장 큰 난관이 기다리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자사와 아시아나의 유럽 중복 직항 노선이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뿐이라는 점을 들어 EU를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 건에 대해 “주요 고객 구성, 경쟁사 대비 결합 당사 회사의 규모 등에서 대우조선 인수합병(M&A)건과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사 유럽 노선 탑승객 중 90%가 한국 국적이고, 해외 대형항공사와 경유노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EU가 반대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며 “공정위의 최종 결론이 난 이후에는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과 공정위, 외교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 경쟁 당국에 대한 설득 작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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