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을 제외한 7개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을 제외한 7개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미국 등 서방국가가 러시아 일부 은행을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위안화가 우회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전무가들은 러시아 내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 참가 기관이 한 곳에 불과하고, 러시아 내 위안화 유동성도 낮아 이를 통한 대규모 우회 결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등 서방국가의 강력한 금융제재로 러시아의 달러 결제가 막힌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스위프트를 대체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을 제외한 7개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스위프트는 달러화로 국제 금융 거래를 할 때 필요한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개인이 해외로 돈을 보낼 때도 스위프트 코드가 적용되므로 이 결제망에서 퇴출당하면 사실상 금융 거래가 전면 불가해진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제재를 대비해 그동안 달러와 유로화 비중을 낮추고 위안화 비중을 높여왔다. 러시아의 외화보유액 중 위안화 자산 비중은 13.1%로 세계 주요국 보다 높다. 달러화 자산 비중은 16.4%다.

이에 시장에서는 앞으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와 거래를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구축한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과 중국 자체 결제 시스템인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대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 “러시아가 SWIFT 우회선으로 CIPS를 통하면 무역 손실의 약 50%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PIS는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2015년 만든 국제 위안화 결제·청산 시스템으로, 지난 1일 기준 103개국 1280개 은행이 참여 중이다. 200여개국 1만1164개 금융사를 연결하는 SWIFT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거래 건수는 꾸준히 늘어 지난해 11월 말 기준 268만건(64조 위안)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은 결제와 별도의 메시징이 따로 있어 스위프트와 상관 없이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 직접 참가기관 간에 위안화로 결제 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러시아 내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 참가 기관이 한 곳에 불과하고, 러시아 내 위안화 유동성도 낮아 이를 통한 대규모 우회 결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처럼 러시아가 우방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위안화의 몸값이 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2일 기준 위안화값은 연초(달러당 6.372위안)보다 0.9% 오른 달러당 6.3109위안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엔 달러당 6.31위안으로 2018년 4월 20일(달러당 6.2979위안)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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