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7349만주 매입, 지분 9.2%에 최대주주 등극
추가 지분 매수 통한 경영권 인수 가능성도 제기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는 소식에 디지털자산 시장이 들썩였다. 이후 그의 행보에 따라 추가 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픽사베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는 소식에 디지털자산 시장이 들썩였다. 이후 그의 행보에 따라 추가 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들썩였다. 

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14일 트위터 보통주 7348만6938주를 매입했다. 매입한 주식은 전체 트위터 지분의 9.2%로, 8.8%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 뱅가드그룹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도지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7분 현재 도지코인은 전장 대비 5.74% 오른 0.1531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날 오후 8시 기준 0.144달러였던 가격은 약 7.6% 높아진 0.15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 역시 1.25% 상승한 4만6709.64달러에 거래 중이며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도 전장보다 0.82% 오른 3527.91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 아빠’를 자처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표현해왔다. 지난해에도 트위터에 테슬라차의 비트코인·도지코인 결제 허용을 찬성하느냐는 설문을 올리며 긍정적인 호응을 얻자 도지코인은 11.42%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돌연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외신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디지털자산 언급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언제 또 말을 바꿀지 모르고, 그의 입방정은 수시로 있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입 때문에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원색적인 비난에 시달렸고 ‘스톱일론’이란 단체가 만들어져 공개 비판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오락가락 행보에 디지털자산 시장 변동성이 컸던 만큼 이번 지분 인수에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분 인수에 대한 정확한 목적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가 지난달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라는 대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던 점을 고려할 때 단순 투자에만 그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머스크가 취득한 주식은 ‘수동적 지분’으로, 회사 경영에 적극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추가 매수를 통해 경영에 관여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리서치업체 CFRA의 앤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이번 투자는 그가 가진 재산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전면적인 인수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 밝혔다.

웨인버그센터의 찰리 엘슨 창립 이사는 “머스크의 지분이 수동적 투자자로 신고돼있다고 해서, 트위터에 대한 그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 수동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에릭 로스 캐선드 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론 머스크에게 수동적 투자라는 말은 없다”며 “분명 (추가 매입을 통해) 소매를 걷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스크의 트위터 투자와 경영 참여는 기존 트위터 임원진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새 CEO로 파라그 아그라왈을 선임했다. 아그라왈 CEO는 트위터에 대체불가토크(NFT), 탈중앙화조직(DAO), 웹3 등의 블록체인 기반 최신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려고 시도 중이다.

머스크는 디지털자산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웹3나 NFT 등에는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디지털자산 사기꾼들이 파티를 벌이는 동안 트위터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에 엔지니어링 역량을 소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입장 차 때문에 테크 업계에선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트위터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NFT 등 블록체인 기반 사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기존 트위터에 없던 게시물 편집 기능, 머스크가 선호하는 디지털자산 도지코인의 결제 수단 허용 등도 머스크가 전면에 나서면 도입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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