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살자 59%, 무직…50대 자살자 가장 많아
30~50대 남성 자살동기 '경제적 어려움' 가장 커

코로나19라는 국가재난 상황을 경험한 첫 해 대한민국 자살률이 OECD 38개 회원국 중 1위로 확인됐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라는 국가재난 상황을 경험한 첫 해 대한민국 자살률이 OECD 38개 회원국 중 1위로 확인됐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국가재난 상황을 경험한 첫 해 대한민국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1위였다. 

15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6명(총 자살자 수 1만319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1.0명)으로 따졌을 때 2.2배 수준이다. 

한국의 뒤를 이어 리투아니아(21.6명), 슬로베니아(16.5명), 벨기에(15.9명), 일본(14.7명), 미국(14.5명), 라트비아(14.3명) 순으로 높은 자살율을 보였다. 

OECD 가입국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터키로 인구 10만명당 4.4명이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5배 이상 차이였다. 

코로나19 첫 해 국내에서 자살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직군은 무직(학생·가사종사자 포함)으로 전체의 58.9%를 차지했다. 서비스종사자·판매종사자(10.2%), 사무종사자(9.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자살사망자 중 남자가 68.9%(9093명)로 여자(4102명)보다 많았다. 자살률도 남자가 인구 10만명당 35.5명으로 여자(15.9명)보다 2.2배 높았다.

연령대별 자살자는 50대가 26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62.6명)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응급실 내원 자해·자살 시도자는 20대(1만7건, 28.7%), 40대(5279건, 15.1%), 30대(5,272건, 15.1%) 순이었다.

자살동기로 10~20대 남자는 정신적 어려움을 가장 많이 꼽았다. 30~50대 남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장 많이 자살했다. 60대 이상 남자는 육체적 어려움이 자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여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을 가장 높은 자살동기로 꼽았다. 

코로나19 첫 해 한국은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했지만, 자살률은 소폭 꺽이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한국 자살자 수는 2019년 대비 4.4% 감소했다. 자살률도 인구 10만명당 25.7명으로 전년 대비 1.2명 줄었다.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과 비교하면 자살자 수는 2020년 17.0% 감소했고, 자살률도 19.0% 줄었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2020년 자살률 감소라는 성과를 두고 긍정적인 예측을 이어가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한국은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2022 자살예방백서는 코로나19라는 국가재난 상황을 경험한 첫 해의 자살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며 "정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환경을 반영해 실효성 높은 자살예방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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