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인 애플은 협의체 미참여
플랫폼 경쟁 2차 국면 들어서

글로벌 IT 기업들이 메타버스 기술 표준을 정하기 위한 포럼을 구성했으나 애플 등 일부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IT 기업들이 메타버스 기술 표준을 정하기 위한 포럼을 구성했으나 애플 등 일부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메타버스 표준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는 애플, 로블록스, 나이앤틱, 더샌드박스 등 이 분야의 선도기업들이 빠진 채로 구성돼 파벌이 갈리는 모양새다.

애플의 아이폰이 C타입 충전단자 대신 라이트닝이라는 독자규격을 사용하면서 불편을 초래했던 상황과 비슷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버스 표준 포럼(Metaverse Standards Forum)이 21일(현지시간) 발족했다. 포럼은 메타버스 구축에 필요한 개방형 표준 제정을 목표로 한다. 각종 기술 표준을 정해 시장 파편화를 막으려는 셈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한 곳을 많으나 생태계가 각각 분리돼 사용자들의 유입이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화형 3D 그래픽,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실적 콘텐츠 저작, 지리적 시스템, 디지털 트윈 등 기술 융합 표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기업들은 향후 플랫폼간 협력까지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라는데 공감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엔비디아, 소니, 어도비, 알리바바, 에픽게임즈, 화웨이, 이케아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다만 분야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애플과 나이앤틱, 더샌드박스 등은 포럼에 참여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스마트폰 충전단자 분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애플이 증강현실(AR) 헤드셋 출시를 앞뒀고 제품 출시 후 메타버스 선도기업으로 치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에 AR 헤드셋을 연동하는 식으로 사업이 전개되면 포럼 참여사들이 ‘반 애플’ 동맹을 만드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며 “C타입 충전단자와 라이트닝 충전단자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닐 트레벳 포럼 의장은 “암호화폐 세계 참가자들을 포함해 누구든 이 포럼에 합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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