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달앱에 나트륨·당류 저감 기능 구현 계획
자영업자·배달플랫폼 "입맛 주관적, 실효성 의문"

앞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덜 짜고, 덜 달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앞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덜 짜고, 덜 달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앞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덜 짜고, 덜 달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음식 소비가 늘면서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조치다. 자영업자와 배달플랫폼 사이에선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15대 추진과제와 5대 중점과제를 발표하면서 배달앱에 나트륨·당류 저감 기능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배달 전문업체와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런 정부 계획에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국내 최대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는 지적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맵고 짜고의 기준은 결국 주관적인 것 아니냐”며 “요청에 맞게 조리해도 불평하는 손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영업자 역시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한 두 명 요청에 조리를 새로 하는 것은 무리”라고 우려했다.

배달앱업계는 국민의 건강한 식습관을 지원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음식 조리는 음식점 업주가 주체인 만큼 배달앱에서 나트륨, 당류 조절 기능이 큰 의미가 있겠냐며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달앱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처럼 정확하게 나트륨이나 당류 함량을 조절하지 않는 이상 앱에서 단순히 ‘덜 짜게, 덜 달게’ 옵션을 추가하는 게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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