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매출 35조원·영업익 3조원 최대실적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등 악조건에도 상승세
하반기 적체물량 해소 집중, 호실적 유지 주력

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회사는 하반기 적체물량 해소와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호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회사는 하반기 적체물량 해소와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호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반도체·원자재 수급난 속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만 35조9999억원,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치인 지난해 2분기(2조5372억원)을 넘어선 2조9798억원을 기록했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호실적 배경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환율 효과 등이 맞물린 결과다. 차량용반도체와 부품 수급난에 따른 전체 물량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

실제 국내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97만6350대로 집계됐다. 차량 생산과 판매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SUV 판매 비중이 전분기 기준 55%까지 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회사는 하반기 전망에 대해 ▲차량용반도체 공급 난항 ▲원자재가격 상승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리스크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부품 수급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자동차시장은 반도체 공급 문제를 포함한 각종 대외 리스크로 다소 침체됐다”며 “원자재가격 인상 여파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한 요인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하반기 적체 물량 해소에 집중하는 동시에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글로벌 대기수요는 지난달 기준 약 120만대 수준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국내 64만대의 미출고 물량이 있고, 유럽과 미국 대기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유럽의 경우 출고 대기 물량이 14만대 정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핵심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신규 라인업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초 8000만대 이상으로 전망했던 글로벌 수요를 7000만대 중후반으로 조정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회사는 SUV,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을 중심으로 판매라인을 정비해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전무는 “10월부터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양산해 증가하는 친환경차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내년 아이오닉 6, 이후 아이오닉 7과 제네시스 GV60, G80 EV를 투입해 미국 전기차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올 1월 연간 실적 가이던스 발표 당시 제시한 올해 매출액 전년 대비 13~14% 성장, 영업이익률 5.5~6.5% 등의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침체 현실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도 고환율 등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하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현대차의 경우 해외 이익을 달러화로 받아 원화 환산액이 커져 2분기 실적 증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회사는 고환율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하반기 주요국의 전기차 등의 수요는 현재와 같은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미래차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과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전동화 전환에 나선 상태로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양산이 본격화하면 친환경차 등의 판매 확대로 실적 상승에 탄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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