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폭발·가스누출 사고 3건 발생
노동계 "지역시민·근로자 보호 우선돼야"
국회, 노후설비 특별법 제정 추진 움직임

올해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잇따른 폭발 등의 사고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진=여수시 제공
올해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잇따른 폭발 등의 사고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진=여수시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올해만 3건의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2일에도 여수국가산단 내 금호석유화학공장에서 화학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었지만, 노후화 시설 교체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 배관에서 화학 물질이 유출된 것은 전날 오전 10시50분쯤이다. 사고로 현장에서 공장 증설 작업 중이던 근로자 40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검진을 받고 귀가했다.

작업자들 모두 건강 상태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여수시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위험물질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 외에도 올 2월 여천NCC 폭발사고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여수국가산단에서 폭발 등의 큰 사고가 잇따랐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산업단지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전국 1257개 공단이 관할하는 64개 산단에서 중대사고 133건이 발생했다. 이 중 74건이 화재·폭발·누출 사고다.

여수산단의 경우 올해로 55년 이상 된 대표 노후 산단이라는 점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산단에는 석유화학공장이 집중된 만큼 예기치 못한 사고는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계는 안전괸리 의무 확립과 시설 교체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여수시 지부는 올 8월 한화솔루션 TDI 공장 염화수소와 폐가스가 누출과 지난 3일 여수산단에 스팀을 공급하는 데이원에너지의 고압스팀라인 배관 폭발사고를 짚으며,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안전진단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무엇보다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라며 여수산단에 대한 안전진단과 노후설비교체, 안전점검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기업의 자체적인 안전 관리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이유다. 

국회에선 이와 관련 관리 책임을 정부와 지자체에도 부여하는 노후설비 특별법을 마련할 예정이다. 노후설비 관리를 기업만이 아닌 정부·지자체까지 확대해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참여와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해당 법안 발의를 예고한 강은미 의원은 “지방정부는 물론 고용노동부, 기업들의 투자와 예산지원으로 노후 산단을 개선해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은 산단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첫 단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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