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현 기자
한동현 기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한두번도 아니고 이번에는 믿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가 중국의 한국게임 7종의 판호발급을 허가한 것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푸념했다. 업계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판호발급 재개에 대한 기대를 놓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가 공개한 ‘2022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의 중국의존도는 이전보다 낮아졌을 뿐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2위 시장인 중국은 문화적 친숙도 덕분에 게임 콘텐츠 수출이 용이했고 1세대 개발사들의 성장기반이 됐다.

하지만 중국 판호발급이 중단되고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는 차게 식었다. 중국은 2016년에 판호발급을 사실상 중단하고 이후 해마다 잊을만하면 판호를 발급했다. 중국에서 K게임의 인기가 식는데는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 호요버스의 ‘원신’을 필두로 모바일 서브컬처 장르가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 개발작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는 중국게임이 글로벌시장을 장악했다. 중국의 자국 게임산업보호정책이 K게임의 약진을 막은 것이다.

개발사들은 위기에 빠르게 대응했다. 장기간 개발한 콘솔 프로젝트들이 지난해 공개되면서 K게임에 대한 글로벌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동안 힘들 것이라고 여겼던 유명 게임시상식 3관왕의 영예를 얻는데도 성공했다.

이는 업계의 생존본능이 발휘된 결과다. 게임사들은 올해도 여세를 몰아 신작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블록체인 플랫폼부터 신작 개발까지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재택근무를 철회하고 개발인력을 사무실로 불러들이는 곳도 늘었다.

올 한 해는 경제위축 위기감이 시장을 지배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이 개발사에 보여줬던 믿을 수 없는 행보는 고성장 중인 게임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 있지만 중국은 가까울 뿐 신뢰할 만한 시장이 아니다. 

판호발급 재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판호발급이 언급만 되도 게임사 주식이 요동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주가 부양도 회사의 의무이지만 게임사들은 건전한 게임시장 성장을 생각해야 한다. 자국을 최우선하는 중국의 행보를 잊지말고 중국시장의존도를 더 낮춰야 게임산업의 장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