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모든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며, 우리는 그 혁신을 통해 세상을 미소 짓게 할 것입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한 말이다.

세상을 미소 짓게 한다는 조 사장의 발언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최근 LG 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기대를 키우는 이유다. 특히 전장사업으로 중무장하는 모습은 전기차시장을 노린 포석으로 비친다.

이미 LG그룹엔 전기차 배터리,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존재한다. 여기에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먹거리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낙점했다. 이 회사는 올해 CES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도 대거 선보였다.

부품 소재 계열사였던 LG이노텍에서도 전장으로 쾌속 질주 중이다. 그야말로 차체를 제외한 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려는 행보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LG이노텍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각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차지했다. 

전장분야 후발 주자로 나선 LG지만 무서운 성장세다. 앞서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고객경험 제공을 사업 가치철학으로 삼은 LG가 지금 당장 전기차 모델을 생산해도 전혀 어색한 모습은 아니다. 

실제 LG전자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 중 하나인 캐나다 마그나(Magna)와 전방위 협력 강화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일지 모른다. 그간 LG의 전장부문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마그나와 협력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이파워트레인’이란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양사 협력에 끝이 단순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에서 멈출까. 완성차업체와 운전자 모두에 차별화된 경험 제공을 위해서라고 밝힌 만큼 종착지가 전기차 개발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과거 제조업 기반으로 사업을 넓혀온 LG는 이미 완성차를 위탁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애플카 개발을 위한 협업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도 높은 경쟁력 갖고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 생산은 LG에 구미가 당길 수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이슈와 맞물려 전기차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지속 성장할 분야다. 새 먹거리를 키우는 LG에겐 전기차가 가전·디스플레이·배터리·바이오 외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국내 전기차산업 성장 촉매제 역할도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라는 독보적인 기업이 버티고 있지만, LG가 시장에 합류한다면 선의의 경쟁 체제가 마련돼 산업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간 경험과 기술력 축적을 통해 디스플레이 혁신을 이루고, 가전시장에서 매출 기준 글로벌 최대기업 월풀을 제치는 저력을 보인 데 이어 전장으로 내달린다.

내친김에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면 국내 완성차시장 원톱으로 불리는 현대차·기아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어 전기차산업 기술개발 등의 혁신 속도를 기존보다 높일 수 있다. 

LG 마크를 단 전기차 모델 탄생이 헛된 망상으로 남게 될까. 미래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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