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현 기자
한동현 기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카카오가 최근 장애보상으로 유저들에게 이모티콘 3종과 서비스 쿠폰을 배포해 논란이다. 결국 정부까지 나서 무료 서비스 장애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보상 규모를 생각하면 고민했을 카카오의 입장은 이해된다. 국민의 90% 가량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사용하니 피해보상금 액수가 조금만 늘어도 그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 고객 입장에서는 이모티콘과 톡서랍 서비스 1달 보상은 아쉬운 감이 있다. 같은 생각을 한 이용자들이 많았는지 인터넷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는다. 특히 톡서랍 쿠폰 등은 유료 서비스 가입을 유도한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불만이 아무리 많아도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완전히 버리기는 쉽지 않다. ‘국민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국민 메신저 타이틀을 노린 경쟁업체들의 마케팅은 극에 달했다. 정작 서비스가 정상화되자마자 사람들은 카카오톡으로 돌아왔다. 현 시점에서 카카오톡이 오랜 기간 쌓아놓은 인프라와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한다는 최고 장점을 대체할 수 있는 메신저는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카카오톡이 한국에서 대체 불가능한 메신저임은 확연하다. 허나 머릿속 한 구석에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옛 고사가 떠오른다. 꽃은 열흘을 붉지 못하며, 인간의 권력도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카카오톡의 굳건함이 언제까지고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분명 향후 몇 년, 어쩌면 그 이상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의 자리를 지켜낼 가능성이 높다. 허나 시계는 계속 흐르고 있다.

카카오톡이 한때 국내 메신저 시장을 지배했던 버디버디, MSN 메신저, 네이트온 등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까. 이들처럼 후발주자에게 밀려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재발방지책과 사후대책 강화를 고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부 규제 이전에 좀 더 빠른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 왕좌에 앉아 있는 시간은 조금 더 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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