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외형 성장 더뎌… 수익성에 의문부호
자율주행 3단계 기술도 당국에 가로막히는 추세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를 폐기하며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를 폐기하며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애플이 10년간 공들여 개발해온 애플카 프로젝트를 완전히 폐기했다. 여기엔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자율주행 기술이 벽에 가로막힌 이유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애플은 애플카 연구를 중단하고 직원들을 인공지능(AI) 관련 부서 등으로 재배치했다. 다만 하드웨어 담당 직원들의 재배치 여부는 현재 불명확하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전기차를 연구해 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런 사실을 내부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약 2000명의 직원에게 알렸다.

이 결정은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이 공유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고 많은 직원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애플이 2014년부터 추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례적으로 정리한 이유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지체와 자율주행 품질 구현이 예상보다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판매량은 더뎌지고 있다. 생산공장이 따로 없는 애플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위탁생산을 해야하기 때문에 투자 대비 수익성이 약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어려웠던 것도 이유다. 자율주행 업계를 선도한다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는 아직 2단계 자율주행으로 밖에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애플카는 3단계 이상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출시 목표를 잡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자율주행 분야는 최근 각종 어려움에 봉착했다. 3단계 자율주행을 갖춘 무인 택시 서비스 ‘크루즈’는 지난해 사업 개시 불과 2개월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인명 사고를 내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같은 자율주행 택시인 구글 웨이모도 당국에 의해 사업 확장이 반려됐다. 

또 내부 직원의 이탈도 애플카 폐기를 가속화 했다. 애플카 프로젝트 핵심 임원인 더그 필드가 2021년 9월 퇴사해 포드자동차로 떠나고, 지난달에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퇴사하는 등 핵심 직원들의 이동이 있었다.

애플은 모빌리티사업 대신 AI와 공간컴퓨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생성형AI 제품이 올해 말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음성 비서 ‘시리’가 큰 폭으로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애플카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생산비용에 반해 애플카 만의 혁신적인 신기술을 보여주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며 “내부적으로도 테슬라 판박이(Tesla me-too product)라는 비판이 나왔고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폐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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