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유동성 부족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파산하면서 국내 인터넷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평균 예금액이 낮은데다 자금조달이 소매자금으로 구성돼 있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SVB 사태 발생 후 금융권 리스크를 점검해보니 인터넷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인 데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자금조달이 소액 또는 소매자금으로 이뤄져 단기간 내 자금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SVB가 자금 위기에 직면한 지 36시간 만에 파산한 이유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하면서 예금 인출이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일명 '스마트폰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이 제기됐지만 국내 인터넷은행은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금융권에선 SVB 사태로 국내 인터넷은행의 고객 자금 유출을 일부 우려하기도 했는데 고객 평균 예금이 소액인 데다 SVB와 달리 소매 자금으로 이뤄지는 등 구조가 전혀 달라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외신 등에 따르면 SVB는 자금 위기가 발생한 지 이틀도 안 돼 파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SVB의 초고속 파산이 가능했던 요인으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과거 은행 앞에 줄을 서서 예금인출을 시도하던 때와 달리 스마트폰 뱅킹 앱에서 숫자 몇 번을 누르는 것만으로 예금 인출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에는 미확인 루머의 확산 속도도 빠르다. 이 때문에 위기 시 뱅크런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SVB 사태도 스타트업이 많이 쓰는 사무용 메신저 슬랙으로 소문이 돌면서 시작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