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내주 개최… 노무라 '인하', 골드만 '동결'
시장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부담 줄어들 듯"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실리콘밸리뱅크(Silicon Valley Bank·SVB) 파산으로 다음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변수가 생겼다. SVB의 파산 배경에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주만 해도 연준의 빅스텝(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7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며 빅스텝 단행에 군불을 뗐다.
하지만 SVB 파산으로 연준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 생겼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바람에 은행이 파산한데다 다른 예금은행 역시 '뱅크런' 위기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는 시그니처 뱅크 폐쇄와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뱅크런 위기를 초래했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계속해 인상해 현재 4.75%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문제는 '뱅크런' 전염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예금자들이 불안을 느끼고 예금을 인출하러 모이면, 거의 모든 은행들이 SVB와 동일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금인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중인 국채 등 채권을 매각해야 하는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이 가진 채권가격이 많이 내려가 있는 상태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비례 관계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예금을 내주기 위해 중간에 팔면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예금인출이 몰릴수록 은행의 신용리스크는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SVB파산을 놓고 각각 다른 통화정책을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SVB 파산 사태로 미국 금융시장의 미래가 불안정해졌다. 연준이 3월 FOMC에서 금리인상을 건너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전에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선회한 분석이다.
최근 노무리증권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노트에서 "다가오는 금융안정성 위험에 대응해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노무라가 기존 3월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으로 전망한 것과 정반대다.
반면 연준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한 채 완화된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과거 경험을 보면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은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금융시장에 여러 파열음을 냈다"며 "이번 SVB 사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예정된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채권시장에서도 감지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시장에서 만기 30년물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채권 수익률이 급락세를 보였다. SVB 파산으로 증시 위험도가 높아지자,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국채에 몰려든 탓이다.
단기상품인 2년물의 금리는 지난주 5%대 수준이었으나 4% 중반으로 떨어진 뒤 월요일 개장 이후 하루만에 0.50% 하락했다. 2년물 금리의 하락은 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혹은 0.25% 수준의 이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 혹은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했는데, 미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움직이면 기준금리 인상에 관한 부담이 줄어든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1.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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