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서 '하도영' 역으로 '새로운 발견'이라는 평
'나이스 한 개새끼' = ' 걸어 다니는 소시오패스' 분석
'살인 이후 딸을 제정신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그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배드 앤 크레이지’, ‘산후조리원’, ‘비밀의 숲2’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다채롭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매체에서 주목받은 정성일은 '더 글로리'에서 임지연(‘박연진’ 역)의 남편이자 송혜교(‘문동은’ 역)의 덫에 걸리는 '하도영' 역을 맡아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작품을 통해 ‘새로운 발견’이라는 평을 받은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본격적으로 '나이스한 개새끼'에 대한 캐릭터에 대해 말했다.

‘더 글로리’는 복수심으로, 배신감으로, 울분으로, 악의적인 마음으로 가득 찬 어른들이 서로를 향해 칼을 휘두르지만 어린 ‘예솔’이는 모두가 다른 의미로, 다른 이유로, 다 다른 방법으로 그렇지만 다 같이 지킨다.

"결심했다 방금, 오늘부터 예솔이 지키기로. 사랑한다, 예솔아." (전재준)

"내가 서 있는 곳은 예솔이 옆이야." (하도영)

"난 지키려고 했어. 숨겨서라도." (박연진)

"하예솔, 네가 하라고 하면 죽는 그 순간까지 계속 사과할 거야." (문동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중에 그 어떤 것도 예솔이 잘못이 아니야." (하도영)

‘예솔’이 친자임을 알게 된 이후 ‘재준’은 서투르고 삐뚠 부성애를 보여줬고. 앞서 ‘예솔’이 자신의 아이가 아니란 걸 알았던 ‘하도영’은 우는 ‘예솔’을 ‘공주님’이라 부르며 다독여줬다. ‘연진’의 곁에 아무도 남지 않길 바라는 ‘동은’의 복수에 포함되는 ‘예솔’이었다. 그러나 ‘예솔’이는 누구에게도 직접 버림받지 않았고 환하게 웃으며 떠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은숙 작가가 한마디로 표현했던 ‘나이스한 개새끼’인 캐릭터 ‘하도영’. ‘동은’의 집에서 ‘연진’을 마주했을 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예의 있는 모습으로 그는 ‘나이스’함을 보여준다. 이후에도 그의 철두철미하고 신사적인 모습은 ‘나이스’하다. 그러나 금이 간 부부관계를 최대한 이어보려는 ‘연진’의 노력을 외면하는 ‘도영’은 ‘나이스한 개새끼’다.

‘하도영’은 ‘예솔’을 지키기 위해 ‘나이스한 개새끼’가 된다. ‘예솔’이에겐 ‘학교폭력 가해자’ 그리고 ‘살인자 엄마’를 용인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이혼과 유학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지만. 그 역시도 ‘재준’을 죽임으로서 ‘살인자 아빠’가 된다. 그간 흐트러짐 없고 신사적이었던 ‘하도영’은 그의 대사처럼 ‘미학적으로 깔끔한’ 완전범죄를 완성한다.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준’이 트럭에 치이고, 의식 없는 그를 옥상에 올리고, 바로 죽이는 게 아니라 깰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포심을 느끼게 한 후 과감히 밀어버리는. ‘동은’처럼 오랜 시간 복수를 완성한 인물보다도. ‘재준’의 살인 과정을 계획한 ‘도영’이 어쩌면 가장 무서운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양재웅, 양재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하도영'의 캐릭터에 대해 '소시오패스가 잘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라 분석한 바 있다.

정성일은 '인간 정성일로서의 고뇌는 있었다'며 ''재준'을 벌한 선택에 대해 살인이라는 건 용납이 안 됐던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하도영'은 자기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하도영'이 마음을 먹었다면 실행을 해야 하고 명확한 답을 원하는 사람이다 보니 '재준' 살인 당시에도 '하도영' 손으로 직접 하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제공

"'굳이 그렇게까지 갔어야 하나'라는 고뇌가 있었는데, 그래서 '더 글로리' 파트 2에서 가장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하도영'이라고 말씀드린 게 이 이유에서였어요. 살인이라는 선택 후에 또 딸을 데리고 떠나 본들, 딸을 제정신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왜 '하도영' 손으로 끝내 그렇게 해야 했나'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을 못 믿는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시체 처리를 계속해주던 사람들에게 돈을 던져주고 그 사람들을 시켜 차 사고를 내게 하고 공사 현장까지면 데려다 놓고 가라고 하고 죽이는 것까지 그 사람들에게 지시하게 되면 '도영'에게 약점이 생기기 때문에 약점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해결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도영'이 '재준'을 살인하는 그 개연성에 대해서도 직접 추리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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