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연출의 주안점은 '균형'을 맞추는 것과 '적중률' 높이는 것
'현실에도 김도기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글 볼 때 기쁘면서 또 서글퍼
이제훈 ‘나를 굴려도 좋고 메다꽂아도 좋다’ 메시지 보낼 정도로 열정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한국형 케이퍼 드라마의 진수를 선보이며 '갓범택시' 열풍을 일으킨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 도파민이 폭발하는 사이다 전개와 버라이어티한 캐릭터 플레이를 기반으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낸 '모범택시2'는 이전 시즌에 이어 '형을 능가하는 아우'의 행보를 이어갔다.

'모범택시2'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서 발표한 드라마 TV 화제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모범택시2'가 방영되는 16개국을 통틀어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자와 서면 인터뷰로 만난 '모범택시2'의 연출자 이단 감독은 작품이 큰 흥행을 거둔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많은 사랑을 받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때 행복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합니다. “현실에도 김도기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볼 때 가장 기뻤고 또 서글펐습니다. 저 역시 그 마음으로 시즌2를 만들었거든요."

드라마 '모범택시2' 연출자 이단 감독.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드라마 '모범택시2' 연출자 이단 감독.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이단 감독은 시청자들이 전편을 사랑해주셨던 이유 중 하나가 잔혹한 현실의 섬세한 묘사와 사회 고발적인 면이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을 놓고 가지 않으면서도 '도기'의 부캐 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방법과 마냥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시즌2의 연출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균형'을 맞추는 것과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을 내 이야기라고 느껴야 복수도 통쾌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김도기'가 마음 놓고 때릴 수 있을 만큼 빌런에게 공분을 살만한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빌런의 악행이 말초적이고 폭력적이기만 않길 바랐습니다. 너무 붕 뜨거나 너무 판타지적인 복수 방법은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통쾌함이 남지 않을 것 같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정교함을 챙기려 했어요."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모범택시2'는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인만큼 '김도기' 역의 배우 이제훈의 전적인 비중이 컸다. 이단 감독은 이제훈에 대해 ''컷'과 '액션' 연출 사이에도 내내 '김도기'였을 만큼 긴장을 놓지 않도록 집중하고 있었다'며 ''모범택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한 태도가 느껴져 몰입해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이제훈 배우가 살려줄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모니터 뒤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 소리가 터진 것이죠. ‘어떻게 이걸 살려요?’라고 물어보면 비밀스러운 미소만 지을 뿐. 액션 장면에 대한 열정도 넘쳤습니다. ‘나를 굴려도 좋고 메다꽂아도 좋다’는 톡을 보내실 정도로. 많은 액션 장면들을 본인이 소화했습니다. 덕분에 '김도기' 캐릭터가 악인들을 응징하는 장면이 한층 실감 나고 멋지게 만들어졌어요."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가장 찰떡이었던 '부캐'는 '농촌 도기'다. 진짜 '도기'의 모습과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이라 더 재미있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고 능력치도 완벽한데, 허술해 보이고 또 너스레도 잘 떨고 순박해 보이는 '농촌 도기'의 ‘킹받는’ 포인트들이 너무나 잘 살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상한 추리닝을 입고 수건을 두르고 계신 와중에도 잘생긴 얼굴이 돋보여 푸르른 배경과 아주 잘 어울리는 청량한 장면이 나와서 흡족한 촬영이었다.

"농촌 도기는 원래는 배경이 강원도 설정이었는데, 강원도 사투리가 연변 사투리와 비슷한 것 같아, 충청도 배경으로 바꾸었습니다. 농촌 도기가 길을 가다가 휘청하는 버릇, 바짓가랑이를 벅벅 긁고 아무 데서나 코를 푸는 설정은 다 이제훈 배우가 창조한 것들입니다. '부캐' 설정에 대해선 배우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는데 배우들이 너무나 잘 만들어주셨죠."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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