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웹툰, 드라마화하며 공감 포인트 찾으려 고민
구체에 집중하지 않고 학생들의 서사에 집중한 크리처물이자 성장물
많은 코미디 요소 넣고 싶었지만 분량 때문에 뺄 수밖에 없어 아쉬워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31일에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1(1~6화)이 뜨거운 호평 속 공개됐다. 작품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는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한 세계관의 확장, 한층 탄탄하고 다채로워진 캐릭터 플레이, 현실감 있고 스펙터클한 영상은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드라마는 윤수 작가의 데뷔작으로 그는 무려 2년간 극본 집필에 매달렸다. 이남규 작가는 크리에이터로 함께 작업을 도왔다.

이남규 작가는 '악평, 혹평도 있지만 무엇보다 '재밌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이 좋고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윤수 작가는 '아이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는 평을 들었는데 실제로 집필하며 캐릭터들이 전쟁의 폐해를 겪으며 변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이 많이 가기도 했었기에 와닿았다'고 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사진 'TVING' 제공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괜찮은 원작이었기 때문에 드라마화하며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지점은 '웹툰이기에 표현이 가능한 부분', '드라마이기에 표현이 가능한 부분'인데. 특히 '드라마니까 저럴 수 있어'라는 공감 포인트인 것 같아요. 웹툰은 정지화 되어있기 때문에 연결해줄 수 있는 고리인 캐릭터나 이야기 등 원작에 비어있는 부분을 채워 넣는 과정에서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남규 작가)

"하일권 작가님의 팬이라 워낙 부담감이 컸는데 원작은 판타지로 상상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어떻게 현실화해서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3이 징집된다는 설정 자체가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걸 설득하기 위해 신경을 썼어요. 원작과 달리 '예비군과 민방위가 징집되고 40, 50대는 대피소를 지키기 위해 징집됐을 것이다'라는 새로운 설정을 만들었어요." (윤수 작가)

'방과 후 전쟁활동' 극본 집필자 윤수 작가.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 극본 집필자 윤수 작가.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은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크리처물. 고등학교가 배경이 된다는 점. 원작이 웹툰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지금 우리 학교는'과 비교를 피해갈 수 없었다. 윤수 작가는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방과 후 전쟁활동'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사건을 통해 성장한다는 '성장물'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구체를 밝히려는 것보다 학생에 더 집중해 따라갔다.

작품 촬영을 앞두고 '모든 배우들이 캐스팅됐을 때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다'고 비화를 밝힌 이남규 작가. 성용일 감독은 '현장에서 보면 이 캐릭터는 이런 강점을 가졌고, 이런 싱크로율을 가졌다'며 설득해나갔다. 윤수 작가는 극중 최고의 싱크로율을 보여준 배우로 '애설'의 캐릭터의 이연 배우를. 이남규 작가는 '권일하' 역의 김수겸 배우를 꼽았다.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사진 'TVING' 제공

고3이 병영생활을 한다는 설정상 군필자와 소위 '밀리터리 덕후'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남편과 함께 작품을 시청한 윤수 작가는 ''총은 이렇게 들어야지', '군인이 왜 저렇게 행동해'라며 잔소리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증을 위해 여러 군 전문 용어를 습득하고 군 내부 병영 문화, 지식 등을 배웠다. 촬영 당시엔 군 자문을 받고, 검수도 했지만 지적과 비판이 이어져 아쉬움이 들었다.

이남규 작가는 크리에이터로, 윤수 작가는 극본에 크레딧을 올렸다. 이남규 작가는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역할을 했냐는 질문에 "우리는 함께 회의하고 윤수 작가가 내용을 집필한다. '이렇게 써'라는 느낌이 아니라 이야기 토대를 만들고, 캐릭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감독님을 만나 수정하고. '따로'라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같이 진행한다'라고 볼 수 있다"며 설명했다.

"저는 '전쟁 중에도 웃음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분량이 많으면 제일 먼저 빠지는 게 코미디 요소라서 더 많은 코미디 장면을 넣고 싶었는데 분량 때문에 아쉬웠어요. 자칫하면 학생들의 진중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시청자로서는 보기 힘들 수 있거든요. 유머 코드를 여기저기 심어두려 한 게 있어요. 과한 코미디를 좋아하는 편인데 윤수 작가님과 감독님이 잘 잡아주셔서 작품이 산으로 가지 않은 것 같아요." (이남규 작가)

'방과 후 전쟁활동' 중 '애설' 역의 배우 이연.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 중 '애설' 역의 배우 이연.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 중 '일하' 역의 배우 김수겸.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 중 '일하' 역의 배우 김수겸. 사진 'TVING' 제공

"'방과 후 전쟁활동'을 '크리처물'로 기대하고 시청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작품 속 구체가 왜 왔는지,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 구체를 죽여서 용맹한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캐릭터들이 어떤 변화를 갖는지, 절망을 갖는지, 관계성을 회복하는지 보여주거든요. '너희들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어', '이런 것 때문에 힘들었지'라며 위로를 안겨주는 것 같아요. 학생들의 서사와 주제를 함께 생각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길 바랍니다." (윤수 작가)

"이런 드라마를 썼다고 해서 고3 학생들에게 '공부보다 중요한 게 있어, 밖에서 뛰어놀아', '피시방도 가고 신나게 놀아'라고 이야기는 못 하겠어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어른으로서 공부 안 하면 후회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니까요. 그렇지만 만약 3학년 2반 아이들이 존재한다면 '너희 참 애썼다', '애쓰고 있다'며 위로해주고 싶어요. '사랑이 꽃피는 교실'이나 '반올림' 같이 아이들이 자라나는 성장물로 기대하시면 재밌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남규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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