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스캔들' 실제와 달라 부담 느끼는 상황엔 책임감으로 연기
화제 된 포도 씨 뱉는 장면 촬영 앞두고 심장 터질 정도로 긴장
센 이미지 강하지만 이미지에 함몰되지 않아 의연하게 받아들여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달 5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아들 둘을 둔 학부모이자 도도하면서 지성미 넘치는 변호사 '장서진' 역의 배우 장영남을 만났다. 작품은 입시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다사다난함 속에 피어나는 로맨스. 그리고 각각 캐릭터가 공감, 따뜻함, 웃음, 위로 등 휴머니즘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긴 여운을 남겼다.

'일타 스캔들'은 반 사전제작 작품으로 7회가 방영되었을 시점에 작품 촬영이 끝났다. 촬영장 분위기는 원래 화기애애했지만 매회 고공행진 하는 시청률을 확인하며 분위기가 날로 좋아졌다. 제작진은 현장에서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든지 멍석을 깔아주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 때론 연기로 표현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 있기도 했지만 보여줘야 하는 배우로서 책임을 다해 연기했다.

촬영장은 언제나 즐겁고 편안했다. 김선영 배우와 연기할 때 '우리는 이렇게 애들 안 키워서 요즘 이러면 너무 부담스럽지 않냐'고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며 이야기를 나눴다. 현장에서 아들인 김태정과 이채민을 마주할 때마다 '괴롭혀서 미안해'라며 사과했다. 모두가 인상적으로 꼽는 포도 씨 뱉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은 심장 터질 정도로 긴장했다. 전도연과 김선영을 만날 때마다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배우 장영남. 사진=앤드마크 제공
배우 장영남. 사진=앤드마크 제공

"이 배우들 앞에서 정말 잘해보고 싶은 마음, 좋은 마음, 기대하는 마음 등 여러 이유로 흥분도 되고, 엄청나게 떨렸던 기억이 나요.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긴장되고 어려웠어요. 무사히 촬영을 끝냈지만 평소에 동경하던 배우들 앞에서 연기를 한 게 부끄러웠던 것 같고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작품 속 '장서진'을 보며 시청자의 입장에서 공감했던 부분은 '외로움'이다. 자신의 편이 없고, 앞만 보고 살아왔고,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여준 적 없어 주변 사람이 없는. 그래서 정말 힘들 때 전화 걸 사람도 없는 외로운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공감했다. '서진'은 아들 '희재'가 쇠구슬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재'의 시험이 겹치자 변호사라는 신분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다.

장영남은 시험지 유출 사건을 보며 ''서진'이 정말 막다른 길이 다다랐구나' 생각했다. 지키면서 살았던 삶이 있는데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될까?' 의문도 들기도 했다. '장서진'의 모습이 짠하기도 하면서 공감이 안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저는 '장서진'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사교육열이 높지도 않고요. 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1~2등 말고 중간만이라도 하면 좋겠다 싶어 과외도 시키는 것 같고요. '중간'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평범한 주부, 아내, 엄마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드라마 '일타 스캔들' 스틸. 사진=tvN 제공
드라마 '일타 스캔들' 스틸. 사진=tvN 제공

배우 장영남의 이미지로는 '무섭다', '강하다'라는 키워드가 주를 이루지만 '공조', '늑대소년', '치얼업' 등의 작품을 보면 평범하고 푼수기 많은 캐릭터도 있다.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오해도 사지만 '작품에 잘 맞게 표현한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장영남은 센 캐릭터에 함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무엇보다 센 이미지의 다양성을 잘 찾아가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전도연 선배님도 저를 만나기 전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아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실제로 만나보고 (다른 이미지에) 실망하시는 분도 계시고, 못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목소리가 특이하니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작품 들어가기 전 파티에서 김태정 배우를 비롯한 몇몇 젊은 배우들이 배우 중 가장 무서울 것 같은 사람으로 저를 지목했는데 '아, 내가 배우들에게도 무서운 이미지로 각인 되어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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