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가장 의외였던 삼각김밥 먹는 장면에 여러 생각
장면마다 많은 해석준 시청자덕에 상상하며 찾는 재미 있어
인지도가 올라가며 선택지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 넓어져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 2서 정성일은 예고된 나락의 끝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치열한 복수극 속 매력과 섬뜩함을 오가는 온도 차로 '나이스한 개새끼' 캐릭터를 완성했다. '하도영'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강렬함과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인 정성일. 앞선 인터뷰에서 '소시오패스 하도영'에 대한 나름의 폭주와 완전범죄 성립 전사를 소개한 그는 이어 가장 의외였던 장면과 차기작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극 초반 '동은'에게 탄수화물이라며 거절했던 삼각김밥을 직접 먹는 장면은 또 다른 반전이었다. 극 초반 '이 복수가 끝나면 동은씨는 행복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행복해서 죽을 만큼, 딱 그 정도만 바란다'고 답했던 걸 떠올리는 그의 표정은 복잡미묘하다. 장면에 대한 해석과 의견은 분분했다. '고독한 미식가', '화양연화' 패러디가 나오기도 했다. 정성일은 '대본을 보고 그 장면이 제일 의외였다'며 비화를 소개했다.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내가 왜 여기서 삼각김밥을 먹지?', ''전재준'을 제거하고 난 다음에 먹는, 아니면 '재준'을 죽이기 전에 먹는 건가?', '오직 '문동은'만 생각하며 먹는 건가?', '지금의 내 현실을 인지한 건가?' 이렇게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봤어요. 결국 제가 뭘 표현하려고 삼각김밥을 먹는 건지 생각한 것 중에 선택한 것은 어쩔 수 없이 '문동은'이었고요. 시작점이 '동은'이가 건넨 삼각김밥을 먹었을 때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는 '하도영'과 '문동은'이 만난 그 시작이었던 편의점. 그 복수의 출발. 파멸의 출발을 돌아보며 서로가 무엇이 달랐는지. 의문을 남기며 삼각김밥을 먹었다. 답을 찾는 와중에 행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김은숙 작가는 해당 장면에 대해 ''하도영'이 뒤늦게 자신이 ‘문동은’에게 약간의 연심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는 것'이라 밝혔다.

배우 정성일.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정성일. 사진=키이스트 제공

삼각김밥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못 봤지만 작품 장면 하나하나에 많은 해석과 분석을 해준 시청자들이 있었기에 그 또한 많은 상상을 하며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더 글로리'가 여러모로 훌륭한 성과를 거두면서 많은 매체의 연락을 받고 출연 제의를 받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정성일은 무엇보다 '소모되지 않길' 바라는 생각이 크다. 차기작은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선택하려 한다.

전 세계 190여개국에 방영되는 플랫폼인 만큼 넷플릭스는 '세계 안방극장'으로 비유된다. 그렇기에 넷플릭스 진출이 곧 글로벌 진출이다. '미오 프라텔로' 공연과 작품 촬영을 병행했던 정성일은 '더 글로리' 이후 연극 '뷰티풀 선데이'와 뮤지컬 '인터뷰'를 후속작으로 택했다. 그는 '에너지를 한 번 썼으면 채워 넣는 것처럼 내게 무대는 에너지 밥, 보금자리라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과 캐릭터를 분석하는 기본기를 다지게 돼요. 드라마를 연달아 하다 보면 저 스스로 어느 순간 그 기본기를 잊게 되고 허투루 하는 것들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제가 무대를 정말 좋아하고, 잘하고 싶기도 하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 공부가 많이 되는 영역이기도 해요. 현재도 무대에 서고 있고 저는 무대 공연을 너무 좋아해서 계속할 생각입니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 이후 처음으로 화보 촬영을 했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 3월호 화보 비하인드 컷. 사진=키이스트 제공
정성일은 '더 글로리' 이후 처음으로 화보 촬영을 했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 3월호 화보 비하인드 컷. 사진=키이스트 제공
'더 글로리' 파트 2 공개 후 한화이글스 경기에서 시구하게 되며 버킷리스트를 이뤘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더 글로리' 파트 2 공개 후 한화이글스 경기에서 시구하게 되며 버킷리스트를 이뤘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정성일은 이전과 달라진 변화에 대해 정말 좋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생전 처음으로 화보도 촬영했고 광고 제의도 여럿 받고 있다. 데뷔 15년차에 일생 대표작을 만난 건 오랜 기간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통해 다진 기본기와 내공 덕일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화제성을 '올킬'한 그는 인지도가 올라가며 일하는 것에 있어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겼고 그간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큰 책임감도 느낀다.

"조바심 내지 않고 지금까지 왔던 그 속도대로 잘 선택해서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도 정말 신중하게 다음 작품을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 선택의 기준은 제가 읽기에도 재미있는 작품, 메시지가 명확한 작품, 제가 연기해도 명확한 목적인 있는 작품을 연기하고 싶습니다.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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