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말해요'서 색다른 매력과 연기 변신으로 '인생캐' 선봬
대본 받고 그간 접했던 작품보다 현저히 달랐던 캐릭터에 욕심
작품 속 '동진'과 실제 성격 비슷한 면 있지만 참을성 좋지 않아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의 김영광과 이성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은 보여준 적 없던 색다른 매력과 연기 변신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극중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이성경)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김영광)은 감정 없는 메마른 얼굴로 수많은 감정을 전하며, 가슴을 파고드는 감성 로맨스를 완벽하게 완성했다.

김영광은 대본을 받고 '동진'을 바라봤을 때 연기자로서 욕심이 났다. '사랑이라 말해요'의 '동진'은 이전까지 김영광이 접했던 드라마 속 여느 캐릭터들과 현저히 달랐다. '새롭게', '더 다르게' 표현되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연출자 이광영 감독과는 '초면에 사랑합니다'를 통해 합을 맞춘 이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작품을 하게 되니 한층 더 유연하고 편했다. 김영광은 '마음을 많이 썼던 장면'을 꼽으며 말했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처음으로 자신의 외로움에 관해 설명하는 4회의 마지막 장면이라든지. 그런 장면에선 현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었고 정말 '온 마음을 다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우주'가 국숫집에서 위로해주던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좋아하는 장면은 초반에 '우주'의 가족이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워줘야 할 때 그 세 명의 무덤덤함이 되게 와닿았어요. 저는 '지구'가 인형 3개 놓고 '하나는 헐크, 하나는 또라이, 이건 나' 하면서 내려놓는 장면이 이상하게 되게 좋았어요.“

외적으로도 '동진'은 외로움과 쓸쓸함을 표현한다. 김영광은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로 '의상'을 꼽았다. 키워드는 '단벌 신사'. 매일 회사에 가도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가는 사람 혹은 맨날 똑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었으면 했다. 정장도 5벌 내외에, 구두도 두 켤레만 준비했지만 한 켤레 밖엔 안 신었다. 늘 매고 다니는 가방도 똑같다. 언제나 변치 않게 머물러 있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다.

배우 김영광.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김영광.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극 초반, ‘우주’(이성경)는 복수의 대상이자 아버지의 외도 상대였던 ‘마희자’(남기애)의 아들 ‘동진’(김영광)이 누구보다 외롭고, 쓸쓸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복수의 감정이 점점 옅어진다. '동진'을 향한 감정이 변하고 있는 것을 직감한 그는 아버지의 외도 사실을 털어놓으며 “한동진 씨는 절대로 나 좋아하지 마요. 그쪽만 나 좋아하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는 거니까”라고 말한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 대본의 완결이 나와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건 부모님의 관계가 그런거고 일부러 '우린 원래 안될 사이인데 이렇게 쌓아서 사랑해야 해'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지도 않았고요. 순간순간의 감정과 만약 처음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나 불쾌감이 있으면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요. 그게 오히려 좋았고 더 완성도가 있게끔 만들어준 기초가 된 것 같고. 현실감 있게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극단적인 현실로 극중 '우주'와 '동진'은 '이복남매'라는 지적이다. 그렇기에 일부 시청자로선 신경 쓰이고 자극적일 수 있다. 김영광은 "전혀 생각지 않고 그런 상황이었어도 나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법적인 걸림돌에 대해서도 "처음엔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사랑을 하게 되면 결국 모든 게 수용 가능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밝혔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극중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것이 참는 것보다 더 힘든 ‘동진’은 자신을 잔인하게 버리고 간 전 연인 ‘민영’(안희연)과의 재회에서도 매몰차게 대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과 정반대인 ‘우주’와 함께하면서 점차 웃는 일도 많아지고 자꾸 그녀의 일상이 궁금해지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흔드는 ‘민영’과의 재회에서도 ‘우주’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동진’은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저 같으면 '민영'이 돌아왔을 때도 굳이 대화할 필요를 못 느끼고, 어떤 여지를 안 만들었을 거예요. 화도 나고 그랬을 것 같은데 그래서 오히려 '민영'과 연기를 할 때 조심했던 것 같아요.' 민영'이 잘못한 건 있지만 '동진'이 이런 건 이해할 수 있어'라고 이런 여지를 안 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고. '동진'이가 물론 잘 참고, 인내하고, 골똘히 생각해보는 모습은 좋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참을성이 좋진 않아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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