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는 우리 시대의 우화라 생각... 현실 더 잔혹하고 무서워
'범죄오락 장르의 미덕은 살리되 회피하거나 겉돌지 말자'는 기준
시즌 1에 이어 다시 만난 '무지개 운수' 멤버들... '인복 많다는 생각'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모범택시2'는 에피소드별 코믹, 액션, 휴먼까지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가져왔다. 순간 최고 시청률 25.6%이라는 놀라운 기록까지 내며 시즌 1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기자와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의 시나리오 집필자 오상호 작가는 '시즌 1때 시청자분들이 보여주신 관심과 응원덕에 시즌 2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시즌 2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본디 실존 범죄사건을 토대로 매 에피소드를 만들어 작품의 몰입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이번 시즌에선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최근 사건과 사회적으로 화제가 높았던 'n번방', '버닝썬' 등을 다뤄 시청자들의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켰다. 방송 전 고지 멘트에 '방영된 모든 인물, 내용 등은 사실이 아니며 허구'이지만 오상호 작가는 ''모범택시'는 '우리 시대의 우화''라 생각한다. 현실이 더 잔혹하고 무섭기 때문이다.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 집필자 오상호 작가.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 집필자 오상호 작가.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삶의 절벽 끝에 있는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무지개 운수'입니다. 우리의 현실에서 희망은 경찰, 검찰, 법원 등 공권력이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누구 하나 귀 기울여주고 손잡아 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악마를 잡아야 하는 공권력이 오히려 그들과 결탁했을 때 도심 한복판에 어떤 괴물이 나오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결국 그들이 우리의 희망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현실이 무섭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오래오래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상호 작가는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범죄오락 장르의 미덕은 살리되 회피하거나 겉돌지 말자'는 기준을 정했다. 에피소드마다 '어디까지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 최선일까' 고민했다. 시즌 2의 키워드는 '부캐의 향연'과 '기억'이었다. 많은 이들이 최고의 엔딩 카피로 꼽은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라는 걸 중심 메시지로 놓고 우리가 한켠에 묻어두고 넘어갔던 사건들을 다시 되돌아보는 고민을 담았다.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만난 '무지개 운수' 원년 멤버 이제훈-김의성-표예진-장혁진-배유람. 그리고 새로 합류한 신재하와 함께 작업한 소감에 대해 오상호 작가는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작업하는 내내 작업실에 배우들 사진을 붙여 놓았는데 볼 때마다 의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본을 건네면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란 의견도 없이 배우들이 무조건적으로 나를 믿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저는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 '대본에 무엇이 있든 나는 그걸 해내는 걸 보여주겠다.' 제훈 씨가 제게 한 말이에요. 표현은 안 했지만 다른 무지개 식구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자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이런 엄청난 믿음을 보내시는 분들께 보잘것없는 대본을 내밀 순 없으니까요. 무지개 운수 다섯 명이 없는 '모범택시'는 상상하기 힘들어요. 반대로 이 다섯 명이 함께라면 더없이 즐거운 작업이 되겠죠.“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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