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영대운수에서 서희건설로 '사명·업종' 변경
지역주택사업 중심으로 틈새시장 공략, '입지 확보'
재무건전성·부채비율·시공평가 등 안정적성장 추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끈 장본인이다. 사진=서희건설 제공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끈 장본인이다. 사진=서희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회사의 성장을 이끈 장본인으로, 과거부터 건설업에서 많은 지식을 쌓으며 경영인으로서 성장했다. 이 회장은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위주의 사업을 운영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자식을 지극히 아끼는 이 회장은 세 딸과 신사업개척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서희건설의 최대 강점인 지역주택조합사업이 건설경기 침체로 큰 타격을 받자 탈출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중견건설사까지 성장시킨 이 회장이 돌파구를 찾아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평양 출신 기독교인, 중견건설사 회장으로

이 회장은 1945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월남했다. 1996년 경북 경주 문화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를 거쳐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해 13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1982년 운송전문업체 영대운수를 설립하고 한국신통운을 인수해 유성특수화물을 설립했다.

1994년에는 운송업에서 건설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사명을 영대운수에서 서희건설로 바꾸고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운송업은 유성티엔에스(유성특수화물)가 전담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장이 서울 강남 소재 청운교회의 장로를 맡을 만큼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다른 건설사들이 기피하던 교회와 병원 같은 건물을 지으며 건설사업을 영위했다. 민간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다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주택사업에 진출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사업 특성상 성공률이 낮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수월했고 현재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위상을 만들어냈다.

서희건설은 전국 지역주택조합 단지 70여곳, 10만여 세대 사업을 성사시켜 지역주택사업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2023년 기준 지역주택조합 사업 분야에서 국내 모든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재무건전성 확보에도 노력하는 중이다. 서희건설은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111억원, 영업이익 490억원, 순이익 4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5%, 0.6% 줄었으나 순이익은 약 70%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서서히 회복됐다. 서희건설의 부채비율은 2019년 147.79%, 2020년 132.54%, 2021년 128%, 지난해 113.8%, 올 1분기 93.86%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유동자산은 9269억원을 기록했고 유동부채는 전년 대비 1200억원 감소했다.

이 회장의 노력 덕분에 서희건설은 차근차근 성장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시공능력평가 결과에서 21위에 위치했다. 2019년 38위, 2020년 33위, 2021년 23위를 기록한 것을 보면 앞으로의 성장세가 더 기대되는 분위기다.

2021년 5월에는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사 분류기준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8년 만에 승격했다. 2021년 6월 한국신용평가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되는 등 매서운 성장은 아니지만 단계적으로 국내 주요 건설사로 거듭나는 중이다.

이 회장은 기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신사업을 반드시 발굴해야 할 전망이다. 사진=서희건설 제공
이 회장은 기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신사업을 반드시 발굴해야 할 전망이다. 사진=서희건설 제공

◆더 큰 성장 위한 '진통'… "탈출구 필요하다"

이 회장은 천천히 안정적으로 서희건설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나 더 큰 목표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곳곳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새로운 사업구조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만든 서희건설은 역시 지역주택조합사업 부문에서 강세를 보인다. 다만 사업 특성상 부동산시장 불황이 지속되면 오히려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합원들의 재정상황이 좋지 못하면 보증이 많이 들어가고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1채 소유자’가 모여 주택법에 의해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대상지의 토지를 확보해 등록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해당 지역에 토지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조합을 설립하고, 그 지역의 토지를 사들여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이에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미분양 문제가 커지고 해당 사업 비중이 높은 서희건설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서희건설은 전체 공급물량 중 70% 이상이 분양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해 인천 미추홀구 서희스타힐스 더 도화의 분양을 포기했다. 올 3월 분양한 경북 경산 서희스타힐스도 대부분 물량이 미분양됐고 64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은 단 한 사람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회장이 서희건설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특히 지극한 사랑을 받는 세 딸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발굴은 앞으로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서희건설은 2015년부터 편의점사업과 폐기물 처리업, 농산물 판매·가공업, 부동산 임대업 등 비건설 분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이 회장의 삼녀인 이도희 미래사업본부 기획실장도 신사업 발굴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서희그룹의 애플디아이가 운영하는 로그인 편의점 전국 가맹점 수는 2019년 78개, 2020년 71개, 2021년 53개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다. 매출 부문에서도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서희건설의 자회사들이 지난해 낸 적자는 모두 71억원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비건설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는 만큼 한 사업에서 성공을 가져온다면 지금보다 더 매서운 성장세를 나태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이 회장과 세 딸의 신사업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 회장은 “그간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 때마다 우려가 많았지만 꾸준히 업력을 키워가면서 외형 성장을 추구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는 서희의 저력을 발휘해 백조의 꿈을 향해 힘차게 정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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