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목표는 파운드리시장 2위"… 첨단공정 도입 로드맵 공개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올해부터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시장 1위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격전을 벌이는 파운드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공정 로드맵도 공개했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파운드리 전략을 발표하는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보푸를 밝혔다.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선 올해부터 1.8 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2027년엔 1.4㎚ 최첨단 공정을 도입해 TSMC와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한다는 목표다.  

앞서 인텔은 2021년 '종합반도체기업(IDM) 2.0 전략'을 내놓고 파운드리시장에 재진출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은 인텔이 최첨단 공정을 통한 제품 양산에 속도를 낼 경우 파운드리시장 내 지각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뒤로는 인텔의 추격을 받게 됐다. 특히 인텔은 반도체 공장 설립에 있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어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요 고객사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도 입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인텔 행사에 참석해 인텔 18A 공정 기반 자체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겠다고 인텔과 손잡은 이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1.4㎚ 도입 시점 역시 TSMC와 삼성전자가 목표로한 2027년으로 잡은 것은 AI 수요 확산에 따른 경쟁 우위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를 정조준한 펫 겔싱어 CEO는 “MS를 포함해 150억달러의 수주를 확보하며, 인텔이 AI 시대 가장 최적화한 파운드리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세계를 변화 시키고 있다. 이는 혁신적인 칩 디자이너들과 우리 파운드리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인텔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인텔이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추세라면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되며, 로드맵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며 “파운드리사업을 키우는 인텔의 입장에선 고객사 추가 확보에 대한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