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잠재손실 A급 건설사에 집중, 재무 안정성 저하 예상
건설사 평균 분양률 하락 가시화… "시장 회복 쉽지 않을 것"

부동산 경기가 지금보다 악화되면 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하는 건설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부동산 경기가 지금보다 악화되면 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하는 건설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하는 건설사들의 손실 규모가 최대 8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5일 건설업 신용 이슈 관련 세미나를 열고 AA급을 제외한 17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 전체 손실 규모는 5조8000억∼8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신평은 현 수준에서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또는 급격히 악화될 경우를 가정해 지난해 말 기준 PF보증과 엑시트(투자금 회수)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책임준공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손실 규모를 추정했다.

대부분의 잠재손실은 A급 건설사에 집중됐으며 A∼BBB급 건설사의 잠재손실은 4조3000억∼6조5000억원, 미회수 공사대금 관련 부실 규모는 1조5000억∼2조1000억원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은 이런 손실이 나타날 경우 재무 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앞으로 관련 손실이 순차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부채비율 등 재무안전성 저하가 예상된다”며 “건설사 합산 자본규모 대비 잠재손실 비중은 17∼26%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악화를 가정한 경우에서는 건설사 합산 부채비율이 현재 188.2%에서 281.7%까지 상승하며 부채비율 300% 초과한 업체는 현재 2개에서 7개로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신평은 올해 건설사의 리스크로 미분양과 PF 우발채무를 꼽으며 올해부터 건설사 평균 분양률 하락이 가시화되고 주택 공급 감소에도 입주 물량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분양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한신평 평가 대상 20개 건설사의 합산 PF보증 규모는 전년 대비 15.6% 증가한 3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도급사업 중 분양 부진 착공사업장과 지방 주택, 비주택 미착공사업장 등 리스크가 높은 현장은 약 12조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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