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박&] 차태현,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건 감사한 일" ②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드라마 ‘경찰수업’을 통해 생애 첫 ‘교수’ 역에 도전한 배우 차태현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는 촬영의 비중이 컸을뿐더러 처음 들어보는 전문용어도 많아 혼자 대본 연습을 많이 했다. 다행스럽게도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 같다”며 자신의 연기에 대해 평했다. 한 사람을 꼽을 수 없지만 각기 다른 서사를 지니고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들을 그린 작품과 같이 차태현도 함께 출연하며 고생한 동료 배우들이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새로운 작품에 꾸준히 캐스팅되는 것이 보람될 따름이다.

몸 기술을 쓰는 어떤 ‘액션’ 장면도 차태현에겐 어렵게 다가왔다.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유동만’ 교수가 마지막 회에서 경찰에 대한 본분에 대해 마지막 강의와 당부를 하는 장면이다. 워낙 긴 장면이라 일부 편집이 돼 본방송이 아니라 선공개로 방송이 됐다.

그는 “배에 커다란 상처를 코믹하게 그려낸 장면이 대본으로만 봤을 때도 재미있지만 실제로 연기할 때도 너무 웃겨서 배우들이 웃음을 참느라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이 상처 뒤에 ‘유동만’이라는 인물이 가진 사연을 다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웃기지만은 않게 표현될 수 있게 고민하며 연기했다”며 촬영 뒷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경찰수업’이 나쁘지 않은 시청률의 성적을 거뒀고 내부적으로도 손해가 나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에서 ‘일희일비’하는 건 배우의 숙명인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다음 작품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하는 차태현에게서 26년차 배우의 관록을 느낄 수 있었다.

‘경찰수업’ 홍보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했을 당시 그는 “카톡 단톡방에 후배 배우에게서 초대받았지만 내가 입장하자마자 후배 배우들의 대화가 끊겼다”라고 밝혔는데 그는 촬영하며 ‘또 다른 단톡방이 있다’고 직감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또 다른 단톡방이 있었다. 후배 배우들이 얼마나 그를 어려워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차태현은 그를 배제하고 후배 배우들이 또 다른 단톡방을 만든 것에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들 또래가 따로 있을 때와 내가 있을 때 대화 분위기는 다를 것이고 촬영을 위해 그들이 이뤄야 하는 협동심이 있기에 되려 ‘내가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고민을 했다”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선배’ 차태현은 드라마 촬영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연차가 많이 나는 후배 배우들의 차기작을 함께 고민해주고, 인생 조언도 해주는 등 함께 출연한 배우 진영을 비롯한 여러 후배 배우들이 후에 인터뷰에서 ‘인생 멘토’로 꼽을 정도로 촬영장 안팎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됐다.

그는 “아내가 요즘 ‘꼰대’ 소리 듣지 않도록 말을 자제하라고 조언을 해준다”며 “그렇게 최대한 노력한 모습에 후배 배우들이 좋아해 주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에게 ‘멘토’가 된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라라며 후배 배우들이 보여준 예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여러 번 언급되어 대중과 팬들에게 잘 알려진 차태현의 세 자녀와 아내는 그의 연기를 어떻게 보았을까. 차태현은 "자녀들이 나의 작품을 그렇게 잘 보는 편이 아닌데 둘째 딸인 태은이가 이번 작품을 참 좋아해서 촬영장에도 두어 번 데리고 갔다. 후배 배우들과 사진도 찍고 너무 좋아해 주었다"며 뿌듯함을 금치 못했다.

인생 첫 '경찰대 교수' 역을 훌륭히 연기한 차태현은 앞으로 그의 연기 인생에서 도전을 못 해본 단 하나의 역할인 '악역'이자 '빌런' 역할을 맡는 게 목표로 남았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