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생산공장에 디지털·정보통신 기술 접목
미국, 사물인터넷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일본, 개별기업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자체 도입

코로나19로 세계가 변화하면서 우리 제조업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해외 제조강국의 혁신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점을 알아봤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로 세계가 변화하면서 우리 제조업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해외 제조강국의 혁신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점을 알아봤다. 사진=픽사베이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부활의 날개를 펼친다. 한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자금을 투입한 계기는 일본과의 무역분쟁 때문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문제, 지난해 말 불거진 요소수 대란 등은 우리가 제조업을 살리고 육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인터넷종합언론사 ‘서울와이어’는 2022년 흑호의 해를 맞아 국내 제조업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지 2년이다. 코로나19로 세계가 변화하면서 우리 제조업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해외 제조강국의 혁신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점을 알아봤다.

한국 문화산업학회가 최근 발간한 ‘4차산업혁명시대의 스마트팩토리 정책과 시사점 연구’와 LG경제연구원이 펴낸 ‘스마트 팩토리 전략’ 보고서는 대표적인 선진 제조 강국인 미국·독일· 일본의 스마트공장 구축 본격화에 주목한다.

◆지멘스, 암베르그 공장 정보통신기술 접목해 스마트화 성공

지멘스는 25년의 오래된 암베르그 공장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자동화율을 높이고 사람과 기계간의 조합을 잘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사진=지멘스 홈페이지
지멘스는 25년의 오래된 암베르그 공장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자동화율을 높이고 사람과 기계간의 조합을 잘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사진=지멘스 홈페이지

독일은 2011년 제조업 혁신 강화정책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발표하고 스마트팩토리의 개념을 이슈화했다. 세계 최고 제조기술 경쟁력을 갖췄으나 생산 효율이 좋지 않은 자국의 제조업을 디지털·정보통신 기술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2015년 민·관·학이 협력해 ‘인더스트리4.0’ 성과를 분석하고 초기 접근방법을 보완하기 위해 ▲제조공정 디지털화 전략 개선 ▲표준화 ▲데이터보안 ▲제도정비 및 인력 육성을 새로운 과제로 재설정하는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으로 확대 전환했다.

이후 독일의 스마트팩토리 추진은 본격화됐다. 독일의 대표기업인 지멘스·보쉬·아다다스 등 기업들이 적극 나섰다. 특히 지멘스의 성과는 기대이상이다. 25년 된 암베르그 공장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자동화율을 높이고 사람과 기계간의 조합을 잘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멘스의 암베르그 공장은 생산설비·제어시스템·산업용소프트웨어 등 모든 제조영역에서 공정 자동화 솔루션을 확보한 이후, 높은 생산성과 낮은 불량률을 보이며 지능형 공장으로 도약했다. 자동화 수준은 75%에 이른다. 1000여 종류의 제품을 연간 1200만개 생산하고, 설계 또는 주문을 변경하는 경우를 포함해 99.7%의 제품을 24시간 내 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GE, 생산현장 빅데이터 첨단기법으로 분석해 운영 효율성↑

GE는 다양한 물리적 기계들을 센서 네트워크로 연결시키고, 여기에서 얻어진 생산현장의 빅데이터들을 첨단기법으로 분석해 운영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사진=픽사베이
GE는 다양한 물리적 기계들을 센서 네트워크로 연결시키고, 여기에서 얻어진 생산현장의 빅데이터들을 첨단기법으로 분석해 운영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대기업 주도의 시장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특징이다. Io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GE·테슬라·인텔 등 많은 미국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를 활용 중이다.

가장 앞선 곳은 GE이다. 다양한 물리적 기계들을 센서 네트워크로 연결시키고, 여기에서 얻어진 생산현장의 빅데이터들을 첨단기법으로 분석해 운영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제조공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설비에 설치된 센서에서 가동상황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얻고, 이를 분석한 후 적절한 시점에 소모품을 바꾸거나 이상 징후 발생 전 수리에 나선다.

GE는 현재 항공기 엔진을 판매하는 대신 리스를 해주고 산업용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엔진 유지보수 관리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GE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통해 미국 내 항공기 연착 문제 1000건이 예방됐다.

일본은 개별 기업들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이후 이들을 통합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솔루션 제조에서 가장 앞서가는 업체는 세계 4대 로봇 제조업체 중 하나인 화낙이다. 로봇이 특정 작업 공간에서 다양한 동작을 수행해 해당 공정을 완성해내는 ‘로봇 셀’ 생산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미쯔비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센서 등을 공장 자동화에 적극 활용해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파나소닉은 네트워크 장비 등 소량 생산 특성을 갖는 제품라인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실험 중이다.

◆한국, 스마트공장 도입 성공 위해 부처 간 시스템 정비 필요

한국은 아직까지 소프트웨어 위주로 스마트공장이 보급 중이며, 사물인터넷 등 고도화된 스마트 제조기술 솔루션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되는 단계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은 아직까지 소프트웨어 위주로 스마트공장이 보급 중이며, 사물인터넷 등 고도화된 스마트 제조기술 솔루션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되는 단계다. 사진=픽사베이

이들 3국에 비하면 한국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은 갈 길이 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목표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소프트웨어 위주로 보급 중이다. 사물인터넷 등 고도화된 스마트 제조기술 솔루션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되는 단계다.

국내업체가 스마트공장 도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 간 스마트공장 관련 행정시스템 구조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변재웅 한국문화산업학회 부회장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문제점은 제조로봇, 스마트 물류센터 등 분야가 중기부, 산업부, 과기정통부 등 부처에 나눠져 있어, 관련 정책을 통합 관리할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관련 빅데이터 활용 규제와 낮은 인지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변 부회장은 “많은 스마트팩토리 기업들이 빅데이터 관련 규제로 인해 클라우드를 통한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면서 “각 기업의 스마트제조에 대한 인식이 낮아 제고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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