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글로벌 1위 목표로 생산 확대 나서
세계 '톱' 수소차, 글로벌 정책 수혜 기대 높아

올해 전기차는 판매와 생산, 다양화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화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전기차는 판매와 생산, 다양화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화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부활의 날개를 펼친다. 한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자금을 투입한 계기는 일본과의 무역분쟁 때문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문제, 지난해 말 불거진 요소수 대란 등은 우리가 제조업을 살리고 육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인터넷종합언론사 ‘서울와이어’는 2022년 흑호의 해를 맞아 국내 제조업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김상혁 기자] 임인년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이 질주를 예고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차량용 반도체 기근, 공급망 대란 속에서도 한국 자동차기업은 꿋꿋하게 버텨냈다.

신흥시장의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쌍용차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인수 계약 체결은 오는 10일로 연기됐다. 양사는 인수금액 등 큰 틀에서 잠정 협의를 끝냈다. 일부 잡음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면 쌍용차는 조만간 새 주인을 맞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내연기관시대가 저물고 본격적인 친환경시대가 열린다. 전기차는 가속이 붙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소차는 예열을 마치고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연간 300만대를 넘어섰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연간 300만대를 넘어섰다. 사진=픽사베이

◆탄소중립 가속페달 밟는 현대차그룹 

올해의 화두는 단연 전기차다.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외치며 내연기관 퇴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을 서두른다. 이에 전 세계 완성차 브랜드가 잇따라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예고했다. 대한민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차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우선 전기차시장의 1등이 목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전기차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시 “2025년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해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며 “전기차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점유율 10%면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한다는 평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이미 현대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이 압도적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9만15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8% 상승했다. 12월 수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무난히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의 전기차 모델이 고객의 마음을 직격한 덕이다. ‘아이오닉5(2만956대)’와 ‘EV6(9045대)’, ‘포터2 일렉트릭(1만4433대)’과 ‘봉고3 EV(9987대)’까지 모두 현대기아의 자동차다. 내수 시장에서 팔린 전기차의 절반 이상(59.4%)을 차지하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내수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는다. 현대차는 오는 3일부터 28일까지 충남 아산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연간 약 30만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갖춘 아산공장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들여오기 위해서다. 아산공장은 연 30만대 규모의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쏘나타와 그랜저 등을 생산한다. 이번 설비 공사가 끝나는 다음 달 2월부터는 아이오닉6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량을 더욱 늘리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을 붙잡기 위해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모빌리티, 변화의 중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594만대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까지의 판매량(300만대)과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와 기아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비중이 65%를 넘어선 상황에서 연비규제 강화시 전기차 판매가 필수”라며 “중국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놓치면 글로벌 전기차 톱3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멈춰 있을 시간이 없다. 바쁘게 움직이는 글로벌 완성차를 능가해야 한다. 볼보자동차는 이미 지난해 3월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폭스바겐은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로드맵 E’를 언급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 출시와 5년간 60억유로 투자를 결정했다.
스텔란티스는 친환경 그룹으로 거듭날 것을 공언하며 지난해 7월 전동화, 소프트웨어에 300억유로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외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 GM 등 자동차 제조사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브랜드로 갈아입은 상황이다.

올해 글로벌 출시가 예상되는 모델은 약 500개다. 지난해(약 370개)와 비교해 1.3배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스타트업이 등장해 격전을 예고한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 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2040년을 수소대중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7월7일 온라인으로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개최하고 2040년을 수소대중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친환경시대 잠룡, 수소차도 예열 끝나

수소차는 친환경차 투트랙의 한축을 맡는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지난해 1~11월 전 세계에 등록된 수소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8300대) 대비 95.1% 증가한 1만62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2월 자료는 나오지 않았으나, 연간 수소차 누적 판매 대수는 1만8000대를 무난히 넘을 전망이다.

수소차의 글로벌 톱은 대한민국의 현대차다. 넥쏘를 앞세워 지난해 점유율 55%를 기록했다. 2위인 일본 토요타(35%)와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수소차시장에서 눈여겨볼 곳은 상용차(트럭)다. 승용차시장은 전기차가, 수소는 상용차에서 주목받는다. 충전 등의 편의성 때문이다.

지난해 8월 현대차는 온라인으로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수소 비전 2040을 발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계획이다. 엑시언트 외에 새로운 수소 트럭과 마이티, 메가 트럭 등 기존 모델이 수소차로 전환된다. 

국내에서도 현대차의 대형 수소화물차 엑시언트가 화물운송을 시작한다. 올해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쿠팡 등이 참여해 5대를 시작으로 2030년에 1만대의 수소화물차를 운송에 투입한다.

수소차시장의 전망도 밝다. 세계 각국은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에너지를 강화한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들어 탈퇴했던 파리 기후협약에 재가입했다. 지난해 11월엔 미 의회에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 합의안이 통과됐다. 이 중 80억달러를 수소 허브 만드는 데 사용한다.

유럽연합은 2020년 7월 수소 전략을 발표하며 청정수소연맹을 결성했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90억유로, 2030년까지 440억유로 투자 기금을 조성한다. 조성 기금으로 생산 설비를 갖춰 수소차 저변을 넓힐 심산이다. 중국도 2025년까지 5만대와 충전소 300기 설치를 제시하며 산업 육성에 나섰다.

한국은 2019년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내놓았다. 2025년까지 수소차 10만대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전국에 1200곳의 충전소를 만든다. 2040년 620만대 보급 달성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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