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이슈 대응… 미래 신사업 전환 가속화
전통적 기업 이미지 탈피 사업 다각화에 초점
올해 전망, 산업군 대부분 양호한 흐름 예상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와 맞물려 중공업분야도 변신을 시도한다. 사진=픽사베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와 맞물려 중공업분야도 변신을 시도한다. 사진=픽사베이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부활의 날개를 펼친다. 한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자금을 투입한 계기는 일본과의 무역분쟁 때문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문제, 지난해 말 불거진 요소수 대란 등은 우리가 제조업을 살리고 육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인터넷종합언론사 ‘서울와이어’는 2022년 흑호의 해를 맞아 국내 제조업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산업을 대표하는 중공업 분야는 지난해 호황을 누렸다. 조선업과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군에서 전방산업의 견조한 성장 덕분이다.

올해 역시 일부 산업군을 제외하고 대체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와 맞물려 중공업 산업군에서는 친환경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예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중공업 분야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저탄소 기술과 미래 신기술 확보에 전념하는 등 올해를 기업 이미지 전환에 원년으로 삼았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국제 환경규제 여파로 친환경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나 역대급 수주가 쏟아졌다. 올해 역시 2023년 강화된 환경 규제 시행이 예고된 상태로 조선사들의 수주 행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국제 환경규제 여파로 친환경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나 역대급 수주가 쏟아졌다. 올해 역시 2023년 강화된 환경 규제 시행이 예고된 상태로 조선사들의 수주 행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삼성중공업

◆중공업, 올해 키워드는 '친환경'

조선업계는 올해도 수주 호조를 맞이할 것으로 본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 2023년부터 탄소 배출 효율이 낮은 선박의 운항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환경규제 시행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친환경 선박 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이어진다. 국내도 탄소중립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 전 산업군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친환경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내수·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공업 분야에서도 저탄소 기술 개발을 비롯한 친환경 사업 등 신사업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선, 철강, 화학 업계 등도 이에 맞춰 친환경에 방점을 두고 사업에 주력한다.

석유화학업계는 석유화학 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이들 업계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을 겪은바 있다. 다만 지난해 수요 회복에 따른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으로 지난 손실을 만회했다.

기존 사업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신 산업이 절실하다. 이에 올해는 정유시황에 영향을 줄이기 위해 비정유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들은 친환경, 재활용, 수소 등을 중점으로 설비 증설과 투자를 계획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불안감은 다소 해소된 상황”이라며 “지난해부터 업계 전반에서 신규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어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중공업 기업들은 기존 이미지를 벗고 미래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국내 대표 중공업 기업들은 기존 이미지를 벗고 미래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미래사업 ‘방점’, 기존 이미지 벗는다

올해는 중공업 분야에 전통적 이미지를 벗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그간 구축된 이미지로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 해당 산업 전반에 확산됐다.

국내 대표 중공업 기업들도 이러한 상황에 자율운항시스템과 수소사업 등 디지털·친환경 기술에 초점을 맞춰 미래산업 전환에 앞장섰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두산은 그룹 사업구조를 차츰 신사업 중심으로 바꿔 나간다. 올해 ‘CES2022’에서 각각 자율운항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기술과, 수소분야 신기술 공개를 앞뒀다. 

탄소중립 시대 본격화로 철강업계의 부담은 이전보다 늘었다. 이들은 정답을 위기 속에서 찾는다. 포스코는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현대제철은 정부와 협력해 소 배설물인 우분으로 고로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기술 적용에 나섰다. 동국제강도 코팅용 접착제, 화석연료 가열 과정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컬러강판(ECCL)' 라인을 구축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기름과 천연가스 대신 수소와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 눈을 돌렸다. 이들은 수소와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을 위한 투자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미래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모두 수소생산을 중심으로 한 수소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비정유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전체의 7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으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기업공개(IP0)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내년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현 시점에서 중공업분야에서도 기존 사업으로는 더 이상 이익 창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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