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생산 확대에 공급 부족 일부 해소
반도체 수요·생산·수출 전년 대비 개선 기대
삼성·SK하이닉스, 체질 변화·성장 동력 강화

올해 세계 주요 산업의 수요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도 경기회복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올해 세계 주요 산업의 수요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도 경기회복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부활의 날개를 펼친다. 한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자금을 투입한 계기는 일본과의 무역분쟁 때문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문제, 지난해 말 불거진 요소수 대란 등은 우리가 제조업을 살리고 육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인터넷종합언론사 ‘서울와이어’는 2022년 흑호의 해를 맞아 국내 제조업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올해 세계 주요 산업의 수요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반도체는 올해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다. 

1일 산업연구원(KIET)은 ‘2022년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등 국내 13대 주력산업의 전망과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올해 반도체는 기저효과 및 동남아 코로나19 변이 확산, 수급 불균형,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우려 요인도 상존하나, 경기회복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생산 5.2% 늘고 수출 4.2% 증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0~3.3%로 예상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은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로 시스템 반도체 품귀 현상은 일부 해소되고,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 증가·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률(25.6%)보다 감소한 한 자릿수의 성장률(8.8%)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출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전년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중 반도체는 수요 증가와 함께 국내 생산능력 확대로 전년보다 4.2% 증가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 측은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및 코로나19 대응 관련 제품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비대면 관련 정보통신기기(5G폰·PC·SSD 등), 반도체 등 관련 산업의 세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유럽·베트남 등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 시장 대부분이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IT제품 생산기지인 중국(홍콩 포함),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입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는 대중국 수출은 둔화 혹은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반도체 시장은 내수, 수출, 생산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올해 반도체 시장은 내수, 수출, 생산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내수 시장은 반도체 등 IT 산업군이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내수는 수요산업 생산기지 해외 이전의 감소 요인이 있지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생산 확대로 전년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등 대부분 산업이 수출 확대에 힘입어 국내 수요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국내 반도체 생산설비는 지속적으로 확충 중이고, 소재·장비 등 공급망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어 공급능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요와 함께 생산 역시 설비 확충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률 상승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료 소재 수급 불균형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제품 판매가격 또한 오를 가능성이 있어 개별기업실적 개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시장은 1분기부터 하락 폭이 완화되면서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며 “제한적 공급 여건과 수요의 계절성이 맞물려 올해 2분기부터 유통재고 소진 사이클로 진입하는 데다 제조사들의 보유 재고가 극단적으로 낮은 상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체질 개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시스템 반도체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투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업계에선 전환 투자가 D램 생산 효율성 높이기와 시스템 반도체 생산 증대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시스템 반도체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투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업계에선 전환 투자가 D램 생산 효율성 높이기와 시스템 반도체 생산 증대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시장전망이 긍정적인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투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D램 업황이 올해 말까지 공급 과잉 상태를 지속, 반도체 기업 실적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세계 연간 D램 생산량(Capa)의 약 5%의 비중을 차지하는 13라인을, SK하이닉스는 약 1% 수준을 차지하는 M10라인을 D램에서 시스템 반도체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저사양 D램의 생산 비중을 줄여 공급 과잉 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재윤 연구원은 “D램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전환 투자도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전환 투자가 D램 생산 효율성 높이기와 시스템 반도체 생산 증대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파운드리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돼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올해는 파운드리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돼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물량 증가로 올해 하반기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올해 3나노(㎚·10억분의 1미터) 공정부터 차세대 ‘GAA(Gate-All-Around) FET’ 공정으로 기술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수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추가로 2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지식재산(IP), 연구개발(R&D) 인력과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업황의 반등과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 기대감 등이 맞물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견조한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올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다운 사이클로 판매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공급사의 재고가 낮고 수요는 견조해 사이클 하방 압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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