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국 입국자, 필요 시 입출국 금지
빈발 5개국 발열 체크 기준 더 낮춰

검역대를 통과하는  해외 입국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역대를 통과하는  해외 입국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수두로 판명난 원숭이두창 의심자 외국인 A씨로 인해 국내 입국방역의 허점이 여러 곳에서 드러났다. 

A씨는 입국 전인 19일부터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이 있었지만 입국 과정의 하나인 건강상태질문서를 허위 작성해 20일 공항 검역대를 통과했다. 검역대 발열 체크 기준 37.5도도 A씨를 걸러내지 못했다.  

입국 하루 뒤인 21일에야 A씨가 병원을 찾으면서 신고마저 늦어졌다. 다행히 A씨는 진단검사에서 원숭이두창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A씨가 실제 원숭이두창 환자였다면 지역사회 전파의 물꼬가 됐을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열린 검역전문위원회를 통해 원숭이두창을 포함한 검역 감염병에 대한 검역관리지역을 지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 다발국 27개국을 지정하고 내달 1일부터 6개월간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이는 감염병이 해외에서 유입돼 국내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해온 바 감염병별로 국가별 위험도를 평가해 검역대응을 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검역 감염병 유형별 전세계 발생 동향을 파악해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검역관리지역 입국자에 대해서는 검역 단계에서 건강상태질문서를 비롯해 예방접종, 검사 등에 대한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필요 시 입국자 출국 또는 입국 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 검역관리지역 중 빈발하는 상위 5개국(영국·스페인·독일·포르투갈·프랑스) 입국자는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더욱 긴밀히 검역한다. 

질병청은 "해외로부터의 감염병 유입에 대응해 지정된 검역관리지역에 대해 철저한 검역을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검역전문위원회를 거쳐 지정된 감염병별 검역관리지역은 원숭이두창 27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콜레라 18개국, 폴리오 14개국,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11개국, 황열 43개국, 페스트 2개국, 에볼라바이러스 1개국,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I) 중국 내 9개 지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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