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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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예·적금 금리가 오르자 다시 은행으로 돈이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들이 줄줄이 고금리 특판 예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연8%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도 출시됐다. 다만 조건이 까다로워 수혜자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신금리 인상에 가장 발빠른 대처에 나선 것은 저축은행권이었다. 지난 20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이미 3%를 넘어섰다.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서울 소재 저축은행인 HB저축은행의 ‘e-회전정기예금’으로, 연 3.60%의 금리가 적용된다. 3년 만기 상품이며 1년마다 금리가 바뀐다.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도 더 많아질 수 있어 금리인상기에 유리하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가입기간이 1∼3년인 정기예금 금리를 연 3.05%로 올렸다. 이 상품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연 3.15%의 금리가 적용된다.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 1년 만기 가입자에게 연 3.30%, 2년 이상 가입자에게 연 3.3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웰컴디지털뱅크로 가입하면 다른 우대조건 없이 누구나 연 3.30∼3.3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들도 연 3%대 예금상품을 선보이며 자금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부터 연 최고 3.2% 금리를 제공하는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 SC제일은행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최고 연 3.2% 금리를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해 만기 1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 연 3% 이자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적금 상품 중에는 역대 최고 금리인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나왔다. 신협중앙회는 올 3월 신한카드와 손잡고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신협 플러스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월 최대 30만 원을 1년 동안 납부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를 연 5.5%까지 제공한다. 

다만 우대금리를 최대로 적용받으려면 여러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신협 제휴카드 발급 후 6개월간 총 50만 원 이상 사용하거나, 4개월간 매달 10만 원 이상 사용 ▲신협 계좌를 신한카드 결제계좌로 등록 ▲적금 가입한 달부터 만기 전전월까지 연속 3개월간 월 50만 원 이상 급여이체를 해야 한다.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우대금리가 최대로 적용돼 연8% 금리를 제공받는 수혜자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시중은행들도 속속 고금리 적금 상품 출시에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8일 각종 우대금리 조건을 갖추면 최고 연 5.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신한 쏠만해 적금'을 출시했다. NH농협은행은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최고 연 5.85% 금리를 주는 'NH걷고 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출시했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수신금리도 덩달아 올라갈 수 있어 예·적금 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은 가속화 할 전망이다.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2.75~3.00%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전한 투자처로 은행 금고를 찾는 예테크 족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자금 유치 경쟁에 수신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골라 담는 금융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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