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상환부담 일시적 완화, 금소법 적용 안 받아 불판 우려
취약차주 고금리상품 이용... 상환능력 맞는 대출 관행 필요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신용카드사 리볼빙 제도의 불완전판매 문제를 지적하며,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만큼, 자체적인 유동성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진행된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금감원장은 카드사 리볼빙과 관련해 "최근 이용금액 늘어난 리볼빙은 일시적으로 차주의 상환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만, 금소법상 금융상품에 해당 하지 않아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은 여신협회와 함께 리볼빙 설명서 신설, 취약차주 가입 시 해피콜 실시, 금리산정내역 안내, 금리 공시 주기 단축 등 소비자 권익제고 위해 리볼빙 관련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금감원장은 "여신전문금융사의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많이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많다"며 "이들에 관한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방안을 적용토록 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여신금융전문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도 주문했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여전채 신규 발행이 중단된 점을 거론하고 "여신전문금융사는 수신 기능이 없다. 유동성 리스크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위혐이다. 업계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 계획도 점검해달라"고 말한 후 "대주주지원방안 등 만기도래부채를 자체 상환하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기업대출에 관한 우려도 표했다. 이 원장은 "여신금융전문사는 지난 10년간 저금리 기조와 경쟁심화로 PF로 기업대출을 확대했고, 고위험 자산을 추가했다. 부동산 하락 우려가 나오는 만큼,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여신심사를 하고, 대출 후 신용위험 변동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금감원장은 규제 완화에 정책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금감원장은 "디지털 전환 추세를 고려해 겸영 및 부수 업무의 범위, 여전업별 취급 가능 업무의 경우 금융업과 연관된 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에 확대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진출 시에도 금감원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신전문금융사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