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 9% 근접 전망 나와
일부상품 금리 상단 이미 7%대
장·단기 금리 역전 '전조'도 감지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평균 5.344%로 집계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평균 5.344%로 집계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신용대출 차주들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진다. 신용대출 금리가 연내 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제는 9%에 근접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저금리 기조에 탑승해 ‘가즈아’를 외치며 주식과 가상자산에 대출금을 투자했던 이들은 앞으로 이자를 갚는데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간 1.75%포인트 인상하면서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평균 5.344%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던 지난 5월 26일(4.18%) 대비 1.164%포인트나 인상된 것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중 일부는 금리 상단이 이미 7%대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 최고금리는 14일 기준 연 7.35%에 달했다. 우리은행의 우리비상금대출 또한 7.44%로 하단이 전일 대비 소폭 올라갔다. 하나은행의 프리미엄직장인론 금리도 7.309%(시장 금리 적용·만기 1년 기준)에 달했다.

실제 대출자들의 이자상환액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1000원씩 늘어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1.75%포인트 인상됐으니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112만7000원씩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점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0.5% 인상한데 이어 연말까지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선 신용대출 금리가 연내 9%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은행권 신용대출에 주로 사용되는 준거금리인 단기 채권 금리가 무섭게 올랐다. 최근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의 '전조'가 감지되기도 했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리스크가 커 높은 금리가 매겨지는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앞지르기도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장·단기 금리차는 0.03%포인트로 좁혀졌다. 금융채 1년물의 금리는 연 3.61%, 장기물인 금융채 5년물의 금리는 3.64%였다. 연초인 1월 3일 0.62%포인트와 비교하면 순식간에 큰 폭 줄어든 것이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이미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경기침체에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도 부진을 지속하면서 빚을 내 투자에 나섰던 '빚투족'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금융지원 정책 방향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돼 있어 신용대출자들은 별다른 지원이 없는 상태"라며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금리상승에 취약한 차주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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