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어떤 혐의로 특별조사 들어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아
빗썸 지배구조 두 축 중 강종현씨 관련 기업 위주 조사해
작년부터 비덴트·인바이오젠 등 주주 훑어내고 있는 상황

국세청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빗썸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세무조사로 800억원대의 소득세를 추징한지 4년여 만의 일이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국세청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빗썸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세무조사로 800억원대의 소득세를 추징한지 4년여 만의 일이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국세청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빗썸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세무조사로 800억원대의 소득세를 추징한지 4년여 만의 일이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조사 자체는 강지연 이니셜 대표가 이끄는 버킷스튜디오 관련된 기업들을 훑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상황에 따라 이전처럼 거액의 세금이 추징될 수도 있어서다.

11일 국세청과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수십명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빗썸코리아, 빗썸홀딩스 본사에 사전 예고 없이 투입됐다.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법인은 빗썸코리아, 빗썸홀딩스 등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한다. 탈세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 조사하고 처분하는 곳이다.

빗썸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 시장에서 1위 업비트 다음 2위 규모의 거래소다. 전체 이용객이 80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1516억8281만5410원, 매출액(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2737억6443만4181원, 401억758만9893원이다.

국세청이 2018년과 같이 예고 없이 조사를 시작한 만큼 또 다시 거액의 세금이 추징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현재 빗썸 측은 어떤 내용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지 알려진게 없으며, 추가 징수 여부 또한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 시점에서는 추정만 무성하다. 확실한 것은 국세청이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등 관계사의 국내외 거래를 살펴보고 탈세 여부 검증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 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특별 세무조사 자체가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빗썸 회장을 칭했던 강종현씨가 지난 9일 서울남부지검에 횡령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기 때문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빗썸코리아와 빗썸을 소유한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 비덴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또 당시 비덴트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인바이오젠에 대한 세무조사도 병행했다. 결과적으로 빗썸 지배구조를 위에서부터 훑어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것은 빗썸을 지배하는 두 지분줄기 중 ‘한쪽’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빗썸은 주요 디지털자산 거래소 중에서도 지배구조가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큰 틀에서 보면 강지연 이니셜 대표가 이끄는 버킷스튜디오 관련 지분과 이정훈 전 빗썸 의장 측 지분으로 나뉜다.

우선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다. 보유 지분은 73.56%다.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비덴트(2021년말 기준 보유 지분율 34.22%)다.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의 최대주주는 인바이오젠(지분 18.58%)이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버킷스튜디오로, 지분율이 71.53%다. 버킷스튜디오의 최대주주는 지분 17.84%를 보유한 이니셜1호투자조합이다. 해당 조합 출자자수는 4명이며, 대표조합원은 ㈜이니셜로 지분율이 67.84%다. 비상장사인 이니셜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는 강지연씨다. 강씨의 이니셜 지분율은 2021년까지만 해도 100%였으나, 작년 3분기 기준 70%로 줄었다.

이를 감안시 공식적인 최대주주는 강지연씨로 볼 수도 있겠으나, 시장에서는 빗썸의 실소유주로 이정훈 전 빗썸 의장을 지목한다. 빗썸홀딩스의 ‘공식적인’ 최대주주는 비덴트이나 실제 지분율만 놓고 보면 디에이에이(29.98%)와 BTHMB 홀딩스(10.70%)의 지분 합이 40%를 넘긴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 법인으로 국내에서는 베일에 쌓여 있으나, 이 전 의장이 두 회사를 통해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보유 중인 것은 확연하다. 빗썸 측은 2020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와 이 전 의장의 경영권 분쟁설이 제기되자 이 전 의장의 빗썸홀딩스 지분 보유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사업가 강종현씨가 빗썸 회장을 지칭한 사실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당시 빗썸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창립이래 ‘회장’이라는 직함을 둔 적이 없고 강씨가 당사에 임직원 등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빗썸의 거래소 및 플랫폼 운영을 비롯한 모든 사업은 빗썸코리아 경영진 책임하에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지현씨는 강종현씨의 동생이며, 앞서 언급된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 등의 대표이사다. 현재 검찰은 이들이 빗썸 관계사의 주가를 조작한 정황이 있는지, 또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이번에 국세청이 조사에 나선 곳도 강씨 관련 지분으로 엮인 곳임을 감안할때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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