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경제계 원팀, 연초부터 '세일즈 외교' 본격화
UAE 원전·방산 수출, 신도시 조성 사업 물꼬 기대
스위스 다보스포럼서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 다짐
경제 활력··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목표점' 뚜렷해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순방을 위해 출국한다. 올해 첫 대통령 해외일정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재계인사들이 대거 동행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캠핀스키호텔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순방을 위해 출국한다. 올해 첫 대통령 해외일정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재계인사들이 대거 동행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캠핀스키호텔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연초 해외순방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한국 경제계를 이끄는 리더가 대거 동행한다. 목적지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다.

이 회장 등은 순방 기간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각 사가 추진하는 해외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동시에 국내외 경제위기 돌파구 마련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UAE와 스위스를 찾는다. UAE에선 국빈 자격으로 초청돼 방산·원전 수출을 논의하고, 스위스에선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총수들도 순방에 함께 나선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지난해도 국내외를 분주히 오가며 미래 먹거리 발굴, 경기침체 분위기에 따른 위기 극복 방안 모색에 집중했다. 올해도 대통령 순방 동행을 계기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UAE 실권자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이 회장이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만큼 정부가 구상하는 원전 수출에 힘이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와 함께 UAE가 전통적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 중점 추진 중인 '마스다르 시티' 조성에 국내 기업들 참여 물꼬가 터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다르 시티는 중동지역을 대표하는 신도시 계획으로 2006년 처음 공개됐다.

사업비는 최대 28조원에 이를 전망으로 건설·차세대 통신(5G)·정보통신기술(ICT) 등 다방면으로 경쟁력을 갖춘 삼성 등이 현지 기업들에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UAE 순방에 참여하는 100개사도 확정됐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꾸려진 UAE 경제사절단 참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사절단은 대기업 25개(시장형 공기업 포함), 중소·중견기업 69개(참가기업 중 68.3%), 경제단체·협회조합 7개로 구성됐다.

재계 주요 인사로 이 회장을 비롯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단체 수장의 경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제외한 대한상공회의소 등 5개 단체 회장이 포함됐다.

지난해 승진 후 첫 해외행보로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약 한달만에 다시 대통령 순방 일정에 동행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승진 후 첫 해외행보로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약 한달만에 다시 대통령 순방 일정에 동행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이 회장은 한 달 만에 UAE를 다시 찾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전기차공장 설립에 나선 현대차도 이번 UAE 방문을 통해 추가적인 중동지역 내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선다는 각오다. 

HD현대 오너 3세로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정기선 사장은 조선·플랜트 강점을 앞세워 정부 경제외교에 힘을 보탠다.

이외에도 그간 중동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해왔던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 등도 순방에 동행하며, 방산기업으로는 강구영 한국항공우주 대표,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 등에 이름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무역협회는 사업 유망성, 수주 및 계약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명단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일즈 외교로 K-방산 수출 신화를 쓴 윤 대통령과 경제계가 다시 하나로 뭉쳐 연초 수주 ‘잭팟’을 터트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윤 대통령은 UAE 방문을 마친 뒤 스위스로 이동해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할 계획이다. 스위스에서도 이 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다보스포럼은 신사업 확장 등을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자리다.

국내 기업 총수들이 이 자리에서 전 세계 동향을 파악하고,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민관외교관을 자처한 이 회장도 다보스포럼을 통해 공고한 해외 인적 네트워크망을 구축한 바 있다.

올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처음 참석한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이 참석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대통령의 참석도 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19일(현지시간) ‘범세계적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국제협력의 방향’을 주제로 연설하고 이를 통해 불확실한 경제 상황 돌파구 마련에 각국의 단합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재계는 이번 포럼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참석하지 않지만, 전 세계 52명의 정상급 인사와 기업 최고경영자(CEO) 600여명 등 약 2700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재계 총수들은 현장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전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올해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현지 실사,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앞둔 상태로 민관이 합심한 총력전이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꾸준히 국내 기업들과 접촉면을 늘린 윤 대통령이 본인이 주장한 민간이 이끄는 경제구조 전환을 본격화한 모습”이라며 “순방에 경제인들을 대동하면서 각 기업이 계획 중인 해외사업 탄력이 기대되는 부분으로 대통령 순방 일정이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수주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