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2주 연속 감소·의료대응 역량 등 2개 지표 충족
해외유입 확진 10명 중 7명 중국발 입국자… 양성률은 들쑥날쑥
당초 제시 지표 절대적 판단기준 아냐… 중국 상황 등 종합적 고려

9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이번 주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숫자가 안정이 되면서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 다음 주쯤에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에 대한 논의를 정식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와이어 DB]
9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이번 주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숫자가 안정이 되면서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 다음 주쯤에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에 대한 논의를 정식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정부가 다음주 중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완화 조건 충족

9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주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숫자가 안정이 되면서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 다음 주쯤에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에 대한 논의를 정식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방역·의료 대응 정책이 잘 유지된다면 신규발생도 점점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방역당국이 제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완화 지표 중 '신규 확진자 2주 연속 감소'와 '의료대응 역량' 등 2개 지표가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최근 주간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4주차(12월 25~31일)에 이어 1월 1주차(1월 1~7일)까지 2주 연속 감소했다. 

4주 내 동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부분도 충족했다. 12월 넷째 주 해당 수치는 66%를 기록해 참고치인 50%를 넘겼다.

당국이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완화를 위해 제시한 지표는 4가지로, ▲주간 환자 2주 연속 감소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감소 및 주간 치명률 0.1% 이하 ▲의료대응 능력에서 4주 내 중환자 병상 가동능력 50% 이상 ▲동절기 추가접종률 60세 이상 50%·감염취약시설 60% 이상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2개 이상이 충족되면 중대본 논의를 거쳐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권고'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중국발 해외유입이 변수

정부 제시 기준 충족과 신규발생 감소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변수는 중국발 해외유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중국 상황이 심각하다. 중국 정부가 방역완화로 선회한 12월부터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9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날달 말부터 급증하고 있다. 12월 28일 5231명으로 5000명을 넘겼고, 같은 달 31일에는 7204명을 기록해 7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6일 신규확진자 수는 9528명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7일에는 1만684명으로 1만명 선을 보였다.

해당 사이트에서 사망자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19로 하루 90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내 유입에서도 중국발 입국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 109명 중 중국발 입국자는 74명으로 67.9%를 차지했다. 10명 중 7명이 중국발 입국자인 셈이다. 

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도 들쑥날쑥이다.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되기 전인 지난 4일 양성률은 31.4%를 보였다. 입국전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 첫날인 지난 5일에는 12.6%로 떨어졌다가, 다음날인 6일에는 23.5%로 급등했다.

방역당국은 잠복기 중에 음성으로 나왔거나, 검사 후에 감염되고 짧은 잠복기를 거쳐 입국 후 양성으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국, 중국 상황 감안해서 결정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당국의 관련 통계 축소도 언급해 우려는 더욱 커진다. 정부는 중국 코로나19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실내 마스크 해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 대응팀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당국이 코로나19 유행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핵심인 사망자 수를 과소 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정의가 너무 좁다"며 "중국에서 확보할 수 있는 완전한 데이터는 아직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이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신속하게 입원 환자와 사망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해외유입이 늘고 정확한 관련 데이터 확보도 쉽지 않아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이 국내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방역당국은 "기존에 제시한 4가지 기준에 따른 참고치는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아니다"며 "해외 상황 등 추가 고려 사항을 포함해 중대본 논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시점에 대해 "중국 변수를 감안해서 상황을 보고, 또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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