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윤 기자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지난 18일 현대차 노동조합(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한국에서 노조 파업은 이제 국민에게 연례행사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빈도수가 잦다. 

한국의 노조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한국에 못짓는 속사정이 강성노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할 정도다. 

노조의 협상 내용이 알려질 때마다 국민들은 노조의 ‘지나친 요구’에 경악한다. 현대차 노조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엔 퇴직자 평생 현대차 25% 할인을 요구했다가 빈축을 샀다. 원희룡 장관이 직접나서 “비이성적”이라고 말했을 만큼 황당한 요구였다. 노조에 대한 여론은 차갑기 그지 없다.

올해 임단협도 원활한 타결은 애초에 물건너 갔을 정도로 요구 수준이 강도높다. 노조는 요구안에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등을 담았다.

또 별도 요구안에는 정년연장, 전기차 신공장 관련 인력 운영 방안 마련 등 고용 안정 요구안 등을 넣었다. 특히 올해는 국민연금 수령 직전인 만 64세까지의 정년연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정년연장만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차는 생산인력이 내연기관보다 덜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 변화가 필수인데 정년연장은 회사의 계획에 차질을 주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보다 자신들의 이익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자주 받아왔다. 요구가 안먹히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예고·감행해 회사에 부담을 줬다. 

노조는 파업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사용하지 말고 한발짝 먼저 양보하는 대승적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킹산직'이라는 별칭이 붙고 공채에 10만명이 몰리는 것이야 말로 사측이 해줄 만큼 해줬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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