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에너지공기업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무 건전성에 대해선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올해도 수조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이대로라면 빚 돌려막기를 위한 한전채 추가 발행도 어려워질 수 있다. 한전에서 현재 내는 이자만 해도 한 달에 2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새롭게 임명될 한전 사장에 관심이 모인다.

위기가 지속되는 만큼 정상화가 시급하지만, 전임 최고경영자(CEO) 사퇴 후 한전의 사장 자리는 3개월가량 공석이다. 최근 전기 판매 수익구조는 안정화된 모습이며, 적자 폭도 이전보단 개선된 모습이다. 

다만 늘어나는 빚은 한전이 가진 가장 큰 문제다. 신규 한전채 발행 등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추진 중인 사업이 올스톱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한전의 차기 CEO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였기 때문이다.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절실해 보인다. 

지금 한전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요금 인상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이에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나오지만, 차기 사장을 놓고 정치권 인사가 선임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번 정부 들어서 에너지 공기업들 수장 자리엔 정치권 출신들의 선임이 잇따랐다. 대부분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며, 관련 업계 경력이 없는 비전문가로 평가된다. 한전만큼은 달라야 한다. 

어려운 상황 속 조직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선 전문성과 실무감각이 필수적이다. 비전문가의 경우 업무 파악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문제는 한전에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전의 사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 경영 정상화와 전기요금 인상 추진 등에서 정부와 잦은 충돌은 뭘론 국민 여론의 비판을 감내해야 한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훗날 훌륭한 CEO로 기억될 건 분명하다.

지금도 차기 사장을 둘러싼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더 이상의 적임자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란은 한전의 숨을 조일 뿐,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기에 잘 추스를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선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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