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 공채에서 최초로 여성 합격자 나와
합격자185명중 여성 6명… 비율은 고작 3%
세계 3위 자동차기업… 글로벌 모범이 돼야

천성윤 산업부 기자. 
천성윤 산업부 기자.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현대차가 10년만에 실시한 기술직(생산직) 공채에 무려 10만여명이 지원했다. 최종 합격한 185명중 총 6명의 여성이 채용됐다. 현대차 역사상 첫 여성 기술직 채용으로 ‘금녀의 벽’이 깨진 것이다.

현대차의 기술직군은 일명 ‘킹산직’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보수와 다양한 복지,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간 여성참여율이 저조해 ‘남성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있었다. 

현대차 기술직군 노동자 2만8000여명 가운데 여성은 500여명 수준으로 2%가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들도 사내하청 소속이었다가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이 된 노동자들이다. 

다른 회사의 현황을 보면 현대차 국내 생산기지가 여성 채용에 있어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BMW의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생산 라인 여성 근로자는 6000여명의 근로자 중 비율이 15%에 달한다. 보다 섬세한 공정이 필요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생산 주력 기지이기 때문에 여성을 많이 채용했다고 설명이다. 도요타도 여성을 적극적으로 등용한다. 여성 사원의 경우 기술직 전체의 10%를 채용한다. 

기술직의 여성 참여가 가져올 긍정적인 영향은 크다. 여성 직원이 많아질수록 남성중심적 현장 문화를 개선하고 보다 다양한 의견이 모이며 섬세한 작업이 수월한 일터가 될 수 있다. 

이번 현대차의 여성 기술직 채용은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비율로 보면 아직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합격자 총 185명 중 6명이면 고작 3%다. 

늦게나마 현대차가 다양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 기술직 여성 채용의 문을 연 것은 좋은 소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제 세계 3위의 거대 자동차 회사다. 국내뿐만이 아닌 전 세계에 모범을 보여야할 중요한 위치에 있다. 

차별없는 여성 채용 증대는 이제 사회적 책무이자 현대차의 내부 다양성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앞으로도 현대차가 다양한 인재 발탁에 훌륭한 사례를 남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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