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위기 철강사, 가격인상 카드 꺼내
두 업계 간 팽팽한 입장차 협상 장기화 불가피

국내 철강사들과 조선업계 간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양측은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국내 철강사들과 조선업계 간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양측은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을 놓고 국내 철강, 조선업계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당장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기업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선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에 들어가는 후판 공급가격 협상에 나선 철강사들은 그간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전기료 인상 등을 반영해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선 협상에선 조선사들에 양보해왔던 만큼 올해는 어느정도의 가격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제품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철광석 가격도 올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최근 실적 하락 등 위기에 처한 철강기업들 입장에선 가격협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 올 상반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선 후판가격의 인상 명분은 충분하다고 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미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반면 조선업계도 협상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선박 건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상승하면, 실적 개선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후판가격은 조선사들의 실적을 좌우한다. 현재 조선용 후판의 톤당 가격은 90만원대 수준이다. 조선업계가 수주몰이에 한창이라는 점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수입 철강재들이 가격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조선업계에선 이를 적극 활용해 철강사들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계 사이 팽팽한 입장 차이로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도 배체할 수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지속되고 있지만, 후판가격의 인상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도 양측의 입장 차가 커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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