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신경전' 예고, 장기간 소요 전망

국내 대형 조선사와 철강사들이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성에 돌입한 가운데 초반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국내 대형 조선사와 철강사들이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성에 돌입한 가운데 초반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사와 철강사들이 하반기 후판 가격과 관련 다시 맞섰다. 올해 상반기도 양측은 치열한 신경전 끝에 소폭 인상이라는 합의점을 찾았고, 하반기 역시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조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조선사들과 철강사들은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통상 후판은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두 차례 진행되는 협상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왔다. 

앞서 이뤄진 상반기 협상에서 조선사와 철강사는 장기간 협상을 벌였고, 그 결과 소폭 인상된 톤(t)당 90만원 중반대에 협상을 마쳤다. 오랫동안 협상을 진행했지만,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하판기 협상에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조선사들은 이와 관련 최근 철광석 등 핵심 원재료의 가격 하락에 따라 후판가격 인하를 주장한다.

특히 후판 가격이 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며, 조선업계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만큼 가격이 인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재료 인하 등으로 특별한 인상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철강사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침체 상황 속 실적 부진에 빠진 철강사 입장에선 수익성 방어 차원의 후판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포스코과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업황 악화에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36.6% 감소했고 현대제철 역시 48.2% 급갑했다.

또한 전기료도 올랐기 때문에 늘어나는 생산비도 감당해야 하는 등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 간의 입장 차가 큰 만큼 하반기도 협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측면에서 조선사와 철강사 간 하반기 후판가격에 대한 입장 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등 당장은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막 협상이 시작한 단계로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