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협상 시작, 이달 중 타결 가능성↑
중국·일본산 철강재 공세 속 인하에 무게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 철강업계가 이달 중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협상은 올해 5월 시작해 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막바지에 다다랐고 소폭 인하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후판 가격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사와 철강기업들은 매년 두 차례 협상을 진행하는 데 올 상반기는 톤당 90만원 후반~100만원대 선에서 협상을 마쳤다.
지난해 톤당 110만원 수준까지 오른 것과 대비 인하된 가격에 합의가 이뤄졌다. 하반기 협상은 두 업계의 업황 상황이 영향을 미쳐 장기간 타결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다.
조선업계는 수주몰이에 한창이지만, 철강사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서로 간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협상이 지체되는 모습이다.
조선사 입장에서 늘어나는 일감 관련해 선박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하락해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실적 악화로 고전했던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138.05달러를 기록했다. 올 5월 100달러 수준에서 급격히 오른 것.
여기에 제철용 원료탄(호주산)도 톤당 335.25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원가가 오르면 통상 제품가도 올라야 하지만, 철강기업들은 중국과 일본 제품의 공세 등으로 가격 상향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특히 중국은 자국의 부동산 내수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값싼 인건비를 앞세워 해외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수입 철강재들이 가격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상황에 국내 철강사들이 압박을 받는 실정으로 후판 가격은 인하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조선기업들은 철강사들의 사정은 알고 있으나, 중국이나 일본산 제품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국내산 후판 가격이 현재보단 다소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산 후판의 경우 톤당 70만원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3년 치 수주잔고를 쌓아놨을 정도로 일감이 넘치고 있다. 후판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수입 철강재 가격 급락에 따라 국내산 역시 인하돼야 하는데 맞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는 철강기업들이 수입산 제품 공세 대응을 위해 후판 가격 인상을 고집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막판 협상에서 하반기 후판 가격은 90만원 중반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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